워킹맘 자기계발서 펴낸 김미영 경사 "현실은 힘들지만 '성공한 미세스 캅' 롤모델 될 것"

입력 2015-08-30 18:41  

[ 이미아 기자 ] “요즘 SBS 드라마 ‘미세스 캅’에서 배우 김희애 씨가 경찰 강력계 팀장으로 일하는 워킹맘으로 나오죠? 여성 경찰들 사이에서 그건 꿈 같은 일이에요. 기혼 여경이 강력계 팀장으로 근무 중인 사례가 제가 알기로는 없어요.”

10년차 여경이자 일곱 살 아들과 세 살 딸 남매를 키우는 ‘리얼 미세스 캅’ 김미영 인천지방경찰청 정보과 경사(34·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달 초 자신의 경험을 살려 워킹맘을 위한 자기계발서 ‘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를 펴낸 김 경사는 “현실 속 여경은 드라마보다 더 고달프다”며 “복지제도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대다수 기혼 여경들은 승진은커녕 하루하루 어떻게 넘길지 머리를 싸맨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느 날 아들이 ‘엄마는 꿈이 뭐냐’고 물었을 때 선뜻 대답하지 못한 스스로를 보고 내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었다”며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새벽이나 주말 시간을 쪼개서 틈틈이 글을 썼다”고 말했다.

김 경사는 중학생 때부터 경찰을 꿈꿨지만 어려운 집안형편으로 인천전문대(현 인천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스물한 살부터 4년간 중소기업에 다니며 돈을 벌었다. 2004년 11월부터 경찰시험 공부를 시작해 7개월 만에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보통 경찰 필기시험에 합격하기까지 1~2년 걸린다”며 “퇴직금만 갖고 버텨야 했기에 더 악착같이 공부했다”고 돌아봤다.

동료 경찰인 남편과 결혼하고, 첫 아이를 낳은 뒤 김 경사는 전도유망한 ‘아가씨 여경’에서 생활을 걱정하는 ‘아줌마 여경’이 됐다. “여경 중 가장 높은 직급까지 승진한 분이 작년 말 퇴직하신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입니다. 여경 중 유일하게 지방경찰청장을 지냈어요. 순경에서 치안정감까지 승진한 입지전적인 분이죠. 지금도 기혼 여경들끼리 ‘우리가 저렇게 될 수 있을까’라고 한숨 쉴 때가 많아요.”

김 경사는 중앙경찰학교에서 인성교육 담당 내부강사로도 일한다. 그는 “신입 여경들로부터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듣는다”며 “훗날 기혼 여경으로서 성공한 롤모델로 남을 수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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