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이젠 태권도 설명 안해도 알아…배움 열정에 보람 느껴"

입력 2015-08-30 18:45  

2개월간 태권도 알리고 온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하계봉사단

르완다·캄보디아 등 16개국 79명
닭싸움 제기차기 한글도 가르쳐
태권도 알리는 민간 외교사절 활동



[ 김보영 기자 ]
“사랑해요, 태권도.”

영상 속 르완다 꼬마들이 삐뚤빼뚤하게 한글을 적은 스케치북을 내밀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봉사단원들이 태권도 품새를 가르치고 민첩성 훈련을 시켰더니 제법 잘 따라하게 된 애들이다. 태권도를 가르치다 쉴 땐 아이들과 함께 닭싸움도 하고, 제기도 찼다.

지난 28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7층에서 열린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총재 김기웅·한국경제신문 사장)의 하계봉사단 귀국 간담회에서 상영된 현지 기록영상이다. 태권도 봉사단 프로그램은 대학생 태권도 유단자들이 개발도상국을 찾아가 태권도를 보급하는 파견 프로그램이다. 태권도뿐 아니라 한글, 아리랑 등 한국 문화도 소개한다. 재단이 설립된 2009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해 그간 1500여명이 320여개국(중복 포함)에 나가 태권도를 널리 알렸다. 올해엔 하계봉사단 79명이 르완다, 캄보디아, 투르크메니스탄, 파푸아뉴기니 등 16개국에 冒扇都?

김 총재는 이날 봉사단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태권도만 알린 것이 아니라 국위 선양도 한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 총재는 “물자와 인프라가 부족하고 치안이 열악한 상황에서 고생이 많았다”며 “대한민국의 민간 외교사절이 돼 경험을 쌓고 봉사했다는 사실은 사회생활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원들은 각국에서 태권도 봉사를 하며 겪은 어려움을 털어놨다. 르완다에 다녀온 유재현 씨(24·나사렛대)는 “첫 주에는 먹을 것이 없어 지원을 받아 겨우 해결했다”고 말했다. 파푸아뉴기니 팀의 김소진 씨(22·가천대)는 “치안이 생각보다 많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고생보다 보람이 더 컸다. 스와질란드에서 봉사활동을 한 강훈규 씨(27·서울과학기술대)는 “시멘트 바닥에서 맨발로 훈련을 하게 돼서 가라테 도장에서 매트를 빌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태권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한국의 무술이라는 걸 바로 알아보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세이셸 팀의 전대협 씨(22·중원대)는 “전에도 봉사활동을 했던 곳이라 이제는 먼저 봉사단을 알아보고 인사하는 사람들도 생겼다”며 “열정적으로 배우는 모습을 보니 보람찬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났다”고 했다.

봉사단원들은 태권도 보급을 위한 지원이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잠비아에 다녀온 박솜이 씨(21·서울여대)는 “봉사단 파견 기간 외에도 현지의 태권도와 한국 문화에 대한 지원이 계속 이어지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오래전 미국 평?을榮餠坪?통해 영어를 배우고 공부해 오늘날 저명인사가 된 분이 많다”며 “이 같은 일을 태권도평화봉사단원이 해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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