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오페라축제 무서운 성장

입력 2015-09-01 15:46   수정 2015-09-01 20:48

아시아 유일의 오페라축제인 대구오페라축제가 무서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오는 10월 8일부터 11월 7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대구 전역에서 펼쳐질 제1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상재적으로 전은 예산에도 불구 해가 갈수록 외지관람객이 증가하고 있고 해외에서의 초청공연의 격이 날로 상승해 국제축제로서의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또 대구경북지역이 폭넓은 관객층과 음대생들을 주축으로 관람객의 저변도 넓어 문화도시 대구의 국제화를 선도하는 대표적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오페라축제는 다섯 개의 메인 오페라가 한 달간 대구 전역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10월 8일부터 11월 7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대구 전역에서 펼쳐질 제1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주제는 ‘치명적인 사랑’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Amore Mortale’이다. 오페라의 단골 소재였던 ‘사랑’, 그 중에서도 주인공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 위험하고 치명적인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개막작은 베르디의 초대형 오페라 <아이다>. 화려한 음악과 장대한 무대연출, 웅장한 합창과 아름다운 무용까지 모두 갖춘 ‘오페라의 백화점’이자 베르디의 가장 위대한 오페라 중 하나로 꼽히는 대작이다. 지난 12회 오페라축제 개막작 <투란도트>를 통해 전석매진의 신화를 이끌어낸 정선영이 연출을, 베를린 국립음대의 교수이자 ‘오페라계의 資?rsquo;이라 불리는 크리스티안 에발트가 지휘봉을 잡았다. 또한 올해 베로나의 아레나 페스티벌에서 <아이다>의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모니카 자네틴과 영웅적인 음색의 테너 프란체스코 메다, <투란도트>에서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던 지역 최고의 테너 이병삼과 소프라노 김보경이 각각 아이다와 라다메스를 노래한다.
<택시비를 돌려드립니다 등 톡톡튀는 이벤트>

두 번째 작품은 독일 비스바덴국립극장의 인기 프로덕션이자 2년 만에 돌아온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이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바그너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결혼행진곡’ 등 아름답고 로맨틱한 음악으로 채워진 인기 오페라다. 원어로는 국내 초연이자, 유럽 유수의 극장에서만 감상할 수 있었던 탓에 벌써부터 전국의 바그네리안(바그너 애호가)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유럽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비스바덴국립극장의 첫 내한이자, 세계 정상의 바그너 테너 마르코 옌취를 비롯한 막강한 주역들의 참여로 그 예매 열기가 매우 뜨겁다. 공연 러닝타임이 네 시간에 달하는 관계로 목요일 공연의 경우 오후 7시에 시작하며 대중교통이 어려운 관객을 위한 ‘택시비를 돌려드립니다’ 이벤트로 전석 2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관록의 영남오페라단이 베르디의 인기 오페라 <리골레토>를 무대에 올린다. <리골레토>는 자신의 딸을 희롱한 공작에게 복수하려던 광대 리골레토가 자신의 손으로 딸을 죽이게 된다는 끔찍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마음’, ‘그리운 이름’ 등 유려한 아리아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오페라다.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마르코 발데리와 이탈리아 연출가 파올로 바이오코가 참여했으며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과 유럽 등지에서 최고의 베르디아노(베르디 오페라 가수)로 자리잡은 바리톤 석상근 등 쟁쟁한 가수들이 최고의 무대를 위해 포진하고 있다.

네 번째 주에는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비제의 출세작이자 한국 초연 프로덕션인 <진주조개잡이>가 이어진다. 지난해 오페라축제에서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관객과 만났던 <진주조개잡이>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오케스트레이션과 몽환적인 선율의 아리아 등으로 비제의 대표작 <카르멘>보다도 매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막 프로덕션으로 한국 최초로 제작되는 이번 공연은 유럽 주요극장에서 수많은 오페라들을 제작한 명연출가 장 루이 그린다와 라 스칼라극장의 전속 부지휘자로 활동해온 주세페 핀치 등 세계적인 수준의 제작진, 소프라노 홍주영과 바리톤 제상철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성악가들의 참여로 그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야심차게 제작한 창작오페라 <가락국기(원작:독도인더헤이그)>가 폐막무대를 맡는다. <가락국기>는 지역 출신의 판사 정재민의 베스트셀러 소설 ‘독도인더헤이그’를 원작으로 하며,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책 ‘가락국기’를 찾아가는 과정과 음모를 그린 오페라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긴박한 줄거리 뿐 아니라 유명 오페라에서 <청라언덕> 등 창작오페라까지 다양한 작품을 제작해온 한국 대표 연출가 정갑균과 뛰어난 음악성을 자랑하는 창작오페라 <불의 혼> 작곡가 진영민, 정교한 소리까지 만들어내는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지휘자 이동신의 참여로 작품성 역시 놓치지 않았다.
이외에도 올해 오페라축제의 유명 아리아들을 무료로 미리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 ‘미리 보는 오페라축제’, 오페라살롱에서 펼쳐지는 잔 카를로 메노티의 소오페라 <텔레폰&미디움>, 아마추어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대구미술관과의 협업으로 진행된 ‘토크 콘서트’, 음악평론가 류태형과 진회숙 등 최고 명사들의 강연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오페라 오디세이’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들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에서도 성가를 높여가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앞선 5월, 독일과 이탈리아 동시 진출이라는 유례없는 해외 진출 실적을 거두며 세계 속 한국 오페라의 위상을 드높였다. 먼저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 시즌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무대에 진출, 현지 언론과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독일 현지 매체인 은 5월 9일자 기사를 통해 이번 공연이 “훌륭하고 섬세한 표현력을 가진 지휘자와 일곱 명의 주?조역들이 모두 부족함 없이 준비된 최고의 무대”라 평했고 특히 “소프라노 홍주영은 성악적 테크닉과 특출난 목소리를 겸비한 최고의 비올레타”라고 극찬했다.

이어 5월 말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첫 자체제작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로 이탈리아 남부의 대표적인 극장 중 하나인 살레르노 베르디극장 무대에 올랐다. 이미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한국 성악가들의 역량에 현지 관객들의 기호를 만족시키기 위한 연출적 요소가 더해졌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공연 종료 후 출연진들의 커튼콜은 오랜 시간동안 이어졌으며 무대는 객석에서 날아온 장미꽃과 뜨거운 찬사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이탈리아 살레르노 시의 일간지 는 “새로우나 과하지 않은 스타일로 오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연출”이라며 “성악가들은 완벽한 발음을 선보였고, 훌륭한 소리를 가진 좋은 가수들이 많았으며 나폴리 방언과 한국어의 사용이 신선했다”고 호평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안재수 대표는 “13회를 맞이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금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대작들로 준비된 이번 오페라축제에도 큰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대구오페라하우스(대표 안재수)는 제1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을 한 달 여 가량 앞둔 1일 오전 노보텔 대구시티센터 8층 버건디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구시 문화체육국 정풍영 국장, 안재수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박명기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김귀자 영남오페라단장을 비롯한 언론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축제의 주요 작품 아리아 연주와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대구=오경묵 기자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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