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년…미리 보는 인재포럼] GE·지멘스 'CDO' 운영…"성별·인종 초월한 인재 채용, 이익 더 창출"

입력 2015-09-01 19:03  

글로벌 인재포럼 2015 11월3~5일
(2) '인재 다양성 확보' 나선 글로벌기업들

애플·구글 등 다양성보고서 발표…여성임원 많은 회사가 성과 높아
IBM, 8개 임원급 다양성위원회 가동…180국 중기서 수익 20배나 늘어
여권 신장 비영리법인 캐털리스트 길리스 회장 등 인재포럼서 강연



[ 김순신 기자 ]
기술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가 인재의 다양성을 혁신과제로 설정했다. 구글 애플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세계로 확장함에 따라 다양한 인재가 기업 생존의 필수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선 인재 다양성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를 통한 소수자의 고용 차별 해소가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애플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다양성 보고서’를 발간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역시 직장 내 고용 다양성 보고서를 발표하고 다양한 인재의 채용 및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다양한 인재가 성공 경영의 지름길

다국적 기업이 다양한 인재 확보에 적극적인 이유는 다양성이 회사의 이익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여성 권익향상을 위한 비영리법인인 캐털리스트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포천 500대 기업에 선정된 기업(524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사회에 3명 이상의 여성 임원이 포진한 기업의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10.4%로 여성 임원이 전혀 없는 기업(6.5%)보다 3.9%포인트 높았다. 캐털리스트는 “매출액이익률(ROS),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도 이사회에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이 여성 임원이 없는 기업보다 더 큰 성과를 보였다”며 “구매력이 커지고 있는 여성 소비자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인재 확보를 위한 글로벌 기업의 노력은 여성 인력 확충에만 그치지 않는다. 세계 180개국 이상에서 다양한 인종과 민족을 대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IBM은 자국 및 현지 인재들이 피부색, 국적, 나이, 성별, 성적 소수자(GLBT), 장애 여부에 대한 차별 없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IBM은 이를 위해 8개(아시아계, 아프리카계, 히스패닉계, 아메리카원주민계, GLBT, 장애인, 남성, 여성 등) 범주별로 임원급의 다양성위원회를 꾸려 소수자의 의견을 사업부문에 반영하고 있다. 그 결과 IBM이 세계 중소 규모 기업(임직원 1500명 이하)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1998년 약 1000만달러에서 2003년 2억~3억달러로 20배 넘게 성장했다.

다양한 인재 수용한 제도 도입

다양성 관리는 기업들의 조직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멘스, 제너럴일렉트릭(GE), 프록터앤드갬블(P&G), 존슨앤드존슨, 씨선瀏?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은 조직 구성의 다양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최고다양성책임자(CDO·chief diversity officer)라는 직책을 운영하고 있다. CDO는 기업 내 인종, 성별, 종교, 세대,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직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야니나 쿠겔 지멘스그룹 CDO는 “특정 그룹을 소수자로 분류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세계의 다양한 인재 풀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 지멘스의 성공 비결이었고 앞으로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인재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P&G는 사내 포털과 ‘커리어 맵스(Career Maps)’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주기적으로 임직원과 개별 맞춤형 직무 상담을 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에 초점을 맞춘 역량 개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지멘스와 P&G는 높은 잠재력을 지닌 여성 지도자의 승진에 도움을 주는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P&G에는 다양한 배경의 임직원이 세계 각지에서 일하고 있다. 전체 임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3%에 이른다.

신원무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차별금지 차원에서 수동적으로 인력 다양성을 늘리던 글로벌 기업이 최근엔 실적 증대를 위한 다양성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지난해 FTSE100지수에 편입된 100개 기업 가운데 남자 임원으로만 이사회를 꾸린 기업은 두 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올해 인재포럼에는 데버러 길리스 캐털리스트 회장, 인류학자 엔지니어 심리학자 등 다양성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디자인회사로 발돋움한 IDEO의 다이애나 로튼 부사장, 움란 베바 펩시그룹 AMENA 총괄 수석부사장 등 여성嚥돛琯湧?연사로 나서 다양한 인재 육성을 위한 경영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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