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마이스터고 진학 '부쩍'
"대학 안가도 꿈 이룰 수 있다"…마이스터고 입시경쟁률 5대1
자유학기제로 적성 찾기 활발
[ 임기훈 기자 ] “제가 생각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특성화고에 다니는 것이 더 맞다고 판단했어요. 대학 진학도 생각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하고 싶은 건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기업을 만드는 것입니다.”
연희연 양(수원 삼일공고 2학년)은 2013년 중국에서 열린 세계 학생 창의력 올림피아드와 2012년 폴란드 바르샤바 국제발명전시회 등 국제발명대회에서 수차례 수상한 고교생 ‘발명왕’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재미를 붙여 하나둘씩 시작한 발명이 이제는 특허출원만 14건, 특허등록도 5건에 달하고 이를 토대로 학교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다. 발명이 좋아 주저 없이 발명특성화고인 삼일공고에 진학했다. 학교에 다니기 위해 인천 집을 떠나 수원에서 지내고 있는 연양은 “주위에서 걱정이 많지만 꿈을 좇아서 하는 일이라 즐겁다”며 “노벨상을 타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꼭 대학을 가지 않거나 중·고등학교를 다니지 않고도 다양한 경로로 꿈을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공무원 및 공기업 직원이 되는 것을 성공으로 여기던 도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기준 고졸자의 70.8%가 대학에 진학했지만 대학 졸업 후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인 게 현실이다.
정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스스로의 재능을 키워나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학교 현장에서도 다양한 인재를 키우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로는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진학이다. 마이스터고는 자동차와 로봇, 항공, 조선, 전자, 바이오 등 산업현장의 수요에 맞춰 정원을 인가하고 교육하는 게 특징이다. 교육의 질이 높고 우수한 학생이 많다. 기업이 선호해 우수한 마이스터고 졸업생에 대한 ‘입도선매’ 경쟁이 치열하다. 2014년 기준 취업률이 90.6%였고, 이 중 정규직 비율이 99%에 달한다. 현장 경험을 쌓은 뒤엔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입시 경쟁(약 4 대 1)도 뜨거워 중학교 성적 상위 30% 이내의 학생들이 주로 진학한다.
대안학교나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홈스쿨링도 최근 느는 추세다. 대안학교는 원래 제도권 밖에서 자율적으로 생겨나 각종 학교로 분류돼 왔지만, 2012년 일정한 기준을 충족한 학교는 ‘자율형 대안고’로 인정해 제도권으로 편입됐다. 일부 대안학교는 입학 경쟁률이 2 대 1에 달하는 곳도 있다. 작년 말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 선정한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로 선정된 그룹 ‘악동뮤지션’의 이찬혁 씨도 홈스쿨링으로 공부하고 고교졸업 자격은 검정고시를 통해 얻었다. 또 걸그룹 EXID의 멤버 ‘하니’도 대안학교 출신이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 확대를 통해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한 학기 동안 교실에서 교육과정을 다소 줄여 가르치고 남는 시간에 학생들이 진로탐색, 예술·체육활동, 동아리 등 ‘자유학기 활동’을 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전국 3200여개 모든 중학교로 확대한다.
물론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우선 대학 진학을 필수라고 생각하는 학부모와 학생이 여전히 대다수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풍토가 확실히 자리 잡는 것이 선행과제”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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