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 간부는 3국 정상회담의 개략적인 일정에 한중이 합의한데 대해 "일본으로서는 환영할 일"이라며 조기 개최를 위해 협력할 뜻을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일 보도했다.
이런 반응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공세를 자제한 사실과도 관련이 깊어 보인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달 14일 전후 70년 담화(아베담화)를 발표하면서 특히 중국의 반응을 의식한 듯한 정황이 농후했다.
결국 이번에 시 주석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일정에 동의한 것은 아베 담화를 걸고 넘어지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에 일본 정부의 반응에서는 안도감이 감지됐다.
다자회의의 특성상 3국 정상회담에서는 역사, 영토 문제 등 진전을 보기 어려운 정무 현안보다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현안에 방점이 찍힐 공산이 크다.
그런 점에서 주변국 외교가 아킬레스건인 아베 총리로서는 반길 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 NHK와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박 대통령의 방중 외교에 대해 중일 사이에서 '균형 맞추기'를 시도한 것으로 평가했다.
3일 중국의 항일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한데 대해 한국 내부와 해외에서 '대 중국 편중 외교'라는 우려가 제기된 점을 의식, 한중일 정상회담 일정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밸런스를 맞췄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사이의 첫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본 정부 내부에서 제기됐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닛케이에 "지금 분위기에서 총리가 방한하면 당연히 (한일 정상이) 회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3국 정상회담의 '호스트'인 만큼 '손님'을 불러 놓고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 되리라는게 관측통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결국 일본 정부는 박 대통령이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거론해온 군위안부 문제에서 '양보'를 하지 않고도 아베 '지구본 외교(전세계를 무대로 정상외교를 편다는 의미)'의 '마지막 퍼즐' 격인 한일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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