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톡] 가상현실, 농담 같은 스토리텔링 혁명

입력 2015-09-03 09:57  

<p> 8월 17일자 타임지의 표지에는 오큘러스 VR(Oculus VR)의 창업자 팜머 럭키(Palmer Luckey)가 VR 헤드셋을 쓴 채로 가상현실 세계의 바닷가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비춰졌습니다. </p> 어정쩡한 자세로 가상 세계에 푹 빠져있는 모습은 많은 온라인 이용자들이 패러디물을 만들고 각종 소셜 네트워크에 공유하도록 하였는데요.
8월 17일자 타임 표지에 오른 오큘러스 VR 창업자
사진에 비친 럭키의 모습이 조금 우스꽝스러운 것은 공감합니다. 하지만, 가상현실이 우리의 생활 속에 파고 들어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자체를 크게 변화 시킬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만은 더 이상 농담처럼 주고받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증강 및 가상 현실 시장은 2020년 무려 1천5백억달러(180조27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마케터들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 사용자들에게 새롭고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s.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모두 생생하고 현장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상현실은 사용자를 현실세계로부터 완전히 차단하여 가상 공간에 완벽하게 동화될 수 있도록 하는 반면, 증강현실은 현실 공간에서 살아 움직이는 디지털 캐릭터를 합쳐 가상과 현실세계를 조합한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깊은 몰입이 가능한 VR은 게임이나 3D 필름 등에 유용하게 사용되는데요, 주의점이 있다면 VR은 현실세계를 차단시키기 때문에 집, 사무실, 기차, 비행기 등 안전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이와 반대로 증강현실은 손쉽게 이동하면서 사용이 가능해야 그 빛을 발하는데요. 간편한 이동성만 보장된다면 VR보다도 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VR과 AR 모두가 새롭고 독특한 마케팅 캠페인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케터들은 제공하고 싶은 사용자 경험의 종류에 따라 적합한 기술을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 점점 타오르는 VR and AR 마케팅 열기 지난해 VR 스타트업인 오큘러스 인수를 시작으로 페이스북은 가상현실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마크 주커버그는 최근 사람들이 텍스트에서 이미지 그리고 동영상까지 점점 더 다양하고 풍부한 방법으로 그들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생생한 3D 콘텐츠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실 이미 사용자들에게 전에 없던 경험을 제공하고자 VR 및 AR 기술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브랜드의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손에 잡힐 듯한 간접 여행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메리어트 호텔은 가상현실 기술을 사용하여 고객들을 하와이 바닷가나 런던 시내 등으로 이동시키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현재 위치에서 수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까지 눈 깜짝할 사이에 가 있을 수 있는 것이죠. 고객들은 이러한 경험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GetTeleported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메리어트 호텔의 VR 여행 이벤트
이로써 메리어트 호텔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방법의 '여행'을 제공하며 사람들이 여행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도록 자극했습니다. 고객들은 그들의 아이디어를 TravelBrilliantly.com 사이트를 통해 언제든지 전달 할 수 있습니다. 즉, 메리어트의 창의적인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사용자로부터 직접 얻어내는 것이죠. 증강현실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케아(IKEA)는 AR 카탈로그를 제공하는 휴대전화 앱을 통해 소비자들이 특정 가구가 자신들의 집에 배치되면 어떤 모습일지 시각화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FXGear는 FXMirror라는 가상현실 기술을 사용한 디지털 거울을 개발했는데요, 이 거울은 소비자의 신체 치수를 스캔하여 직접 옷을 갈아입지 않아도 그 옷을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일지 볼 수 있게 합니다. 소비자들은 일일이 옷을 갈아입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취향에 따라 비슷한 종류의 아이템들을 추천 받을 수도 있지요. 마음에 드는 옷은 위시리스트에 저장하여 나중에 한꺼번에 결제도 가능하다고 하니 마치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네요. 판매자들은 소비자의 취향 및 쇼핑 성향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 더욱 효과적인 타겟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사례들이 보여주듯, 가상 및 증강 현실은 UGC, 타겟팅 등 디지털 시대가 주목하는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더욱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활용이 가져다 줄 디지털 마케팅의 진화가 더욱 기대됩니다. ■ 버추얼 저널리즘(Virtual Journalism) VR의 대모라고도 불리는 저널리스트 노니 드 라 페나(Nonny de la Pena)는 TED 강연에서 청중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이 머릿속으로만 전달 받는 것이 아닌, 온몸으로 체험하고 기억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라고 말이죠. 사람들이 진심으로 공감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스토리를 제공하기 위해 de la Pena는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그녀가 이끄는 VR 기업인 엠블메틱 그룹(Emblematic Group)은 "Hunger in Los Angeles"라는 가상현실 필름을 통해 LA의 무료급식소 앞에서 한 당뇨병 환자가 줄을 서서 기다리던 중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낮아진 혈당 때문에 쓰러져 경련하는 현장을 재현했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 소비자 버전과 무선 컨트롤러. 출처=롤링스톤
이들은 "프로젝트 시리아(Project Syria)"를 통해 지난해 시리아에서 민간인 사이에 로켓포가 떨어진 현장을 그대로 그려내기도 했는데요. 그 동안의 뉴스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용도였다면, 가상현실은 오디언스에게 그 사건 현장에 직접 가 있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깊은 감정 이입을 가능하게 합니다. 뉴욕타임즈 역시 VR제작 업체 Vrse와 함께 잡지 커버 이미지 제작 과정을 담은 VR 영상인 "워킹 뉴욕(Walking New York)"을 선보였습니다. 커버 이미지 제작을 위해 프랑스 작가 JR이 뉴욕에 최근 이민 온 한 남성의 사진을 찍고 이를 바탕으로 45미터가 넘는 크기의 초상화를 제작하여 뉴욕 한복판에 붙인 후, 헬리콥터를 타고 상공에서 그 이미지를 촬영했습니다. VR영상은 최초의 사진촬영부터 헬리콥터에서의 모습까지 이미지 제작의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요. 가상현실 저널리즘은 기술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구현해내는 좋은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상현실은 실용성 및 가격 등 여러 면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하지만, 가상현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만큼,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의 구현을 통한 새로운 마케팅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 오늘의 주제에 대한 YDM의 한마디 인류는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재창조하게 되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없애버리는 기술이라면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클까요?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경험을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신 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어왔는데, 신이 되는 대가가 금전적으로 얼마냐고 묻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엄청난 변화의 패러다임이 있을 때마다 처음 한 걸음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 됩니다. 전 직원이 가상의 사무실로 출근했다 퇴근하는 멋진 회사가 존재한다면, YDM이 가장 먼저 그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박성혁 대표, Recobell **이 글은 옐로디지털마케팅(YDM) 그룹의 YDM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매주 발행하는 'YDM Week@nd' 8월 21일에 소개된 내용을 허락을 받아 전재한 것입니다.

정리=박명기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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