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너마저"…애플 특수 사라질까 떨고있는 부품株

입력 2015-09-03 14:30  

[ 권민경 기자 ]

올 하반기 애플 아이폰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투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 정체 속에서도 건재하던 애플이지만 중국발(發) 수요 둔화가 본
격화하면서 아이폰 판매도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아이폰 부품주(株)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차기 아이폰6S 이달 출시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9일께 신제품인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제품의 가장 큰 변화는 카메라 성능 향상과 포스터치 채용 등으로 알려졌다. 기존 아이폰6와 6플러스에 들어있던 800만 화소 카메라는 1200만 화소로 높아지고, 아이폰6플러스에 한정 탑재하던 손떨림방지기능(OIS)도 기본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터치는 사용자가 누르는 압력을 질감으로 표현하는 기능. 애플은 지난 1분기부터 신규 맥북에 포스터치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전후로 '애플 효과' '아이폰 특수'라는 말이 나올만큼 기대가 높았다.

애플은 지난 2분기에도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신제품을 앞세워 작년 동기보다 36% 늘어난 48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판매량이 5% 넘게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

하지만 3분기부터는 애플도 과거와 같은 호황을 누리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중국 수요 둔화가 발목을 잡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3900만대로 전분기보다 17% 줄어들 것"이라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성장이 정체되고, 당초 기대치(4800만대) 역시 밑돌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 최대 소비국인 중국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이 부정적 요인"이라며 "3분기 계절적 수요 상승에도 중국 스마트폰 수요는 정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국의 수요 둔화로 아이폰이 과거와 같이 기록적인 판매를 올리기는 힘들어졌다"며 "3분기 아이폰 판매는 4200만대, 4분기엔 신제품을 포함해도 작년보다 줄어든 6950만대 정도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수요는 작년보다 7.6% 감소해 처음으로 역신장을 기록했다.

중국 스마트폰에 모바일 반도체를 공급하는 미디어텍의 2분기 매출 역시 작년보다 13% 감소하는 등 중국 스마트폰 수요 부진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지난 2분기부터 중국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본격화됐다"며 "중국 국가총생산(GDP) 증가율과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 부진 우려는 점점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부품주…신제품 공개 후 선별투자

아이폰 판매 우려는 당장 국내 휴대폰 부품주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아이폰 효과'만을 기대하고 부품주에 접근하는 전략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제품 공개 후 판매 추이를 보면서 투자 대응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카메라 모듈 등 아이폰 신제품에서 일부 성능 개선이 이루어지는 부품의 경우 관련 업체도 수혜를 누릴 수 있지만 그 외 나머지 업체의 경우 아이폰 모멘텀(동력)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 연구원은 "3분기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부정적일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기는 MLCC, 반도체 기판 점유율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돼 실적이 오히려 좋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 센터장은 "메모리 공급업체인 SK하이닉스와 카메라 모듈 업체인 LG이노텍 등은 신제품 출시에 따라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디스플레이의 경우 판가 하락이 예상돼 LG디스플레이 등에는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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