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 트렌드 변화 감지…고급 커피 리저브 매장 확대
라이프스타일·제도·기술 등 '미래의 신호' 빨리 감지해야
기업은 미래를 읽는 세 가지 역량이 필요하다.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상황을 구분해 선택하는 분별력, 서로 다른 전문 분야를 융합하는 정보력이 그것이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는 누구보다 빨리 변화의 신호를 알아채야 한다. 테리 리히 테스코 CEO는 ‘클럽 카드’ 제도를 도입해 영국 1위, 세계 3위의 유통 기업을 일궜다. 회원이 되면 무조건 1%를 깎아주는 이 카드는 당시에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테스코는 고객이 식료품보다는 서비스를 구매할 때 돈 씀씀이가 더 크다는 사실을 눈치챘고, 발 빠르게 금융과 통신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결과는 놀랄 만큼 성공적이었다.
미래를 빠르게 읽기 위해서는 트렌드 분석이 필요하다. 트렌드란 다양한 영역에서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얻어 5년 이상 변화를 촉발하는 사회문화 현상을 말한다. 트렌드는 결핍에서 찾아온다. 결핍은 욕구를, 욕구는 트렌드를, 트렌드는 사회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한다. 트렌드는 거시적인 영역에서 자리 잡은 메가트렌드, 일부 영역에서 일어나는 마이크로트렌드, 잠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패드가 있다.
그렇다면 트렌드 서핑이란 무엇일까. 새로운 변화를 보고(see), 관찰하고(observe), 기록하고(record), 추적해서(trace), 발견한(discover) 트렌드를 적극 활용(surfing)해 브랜드 마케팅의 목적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트렌드 서핑이 필요한 이유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보면 △시장과 소비자, 경쟁자의 빠른 변화를 찾아 대응 △우리 브랜드가 반 발짝 더 트렌드를 리딩 △이 과정에서 차별화된 사업 아이디어 도출 △어려운 브랜드도 사업을 지속적으로 혁신 성장 △고객의 잠재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방법 모색이다.
트렌드 징후는 어떻게 찾아올까.
첫 번째는 법, 혹은 제도의 변화다. 이는 가장 보수적인 사회의 기본 틀이기 때문에 신속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사회적 파장이 큰 요소다. 예를 들어 출점 규제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11월부터 점포 100개 이상, 연매출 500억원 이상인 국내 커피전문점에 대해 500m 이내 신규 출점을 규제하고 있다. 그 결과 소규모 개인 카페들과 중소 규모 카페 체인 시장이 커졌다.
두 번째는 여론의 쟁점이다. 사람들은 이슈에 관심을 보이고, 그만큼 새로운 변화들이 잉태되곤 한다. 최근 카페 내에서 의류·잡화·액세서리 등을 함께 취급하는 편집매장이 늘고 있다. 브런치 카페, 갤러리 카페, 디저트 카페, 힐링 카페, 착한 카페 등 문화 소통을 위한 공간도 생겨났다. 새로운 카페 문화가 창조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인구 통계다. 이는 필연성을 낳는 변수다. 인구 통계는 향후 몇 년, 몇 십 년에 걸친 변화의 바탕을 이룬다. 노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다운에이징이 주목받고 있다. 그 결과 샹그릴라족, 노모어엉클, 꽃중년이란 키워드가 부상했다. 그들은 ‘우리는 아직 젊다. 우리도 카페에서 소통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이를 겨냥한 카페 마케팅 전략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네 번째는 신상품이다. 새로운 개념의 상품 등장은 라이프스타일뿐만 아니라 인식까지 변화시킨다. 커피 중심의 음료시장에서 버블티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버블퐁’ ‘버블톡’ ‘버블트리’ ‘버블티킹’ 등의 브랜드가 잇따라 나오면서 점포 수를 늘려가는 추세다. 커피가 다방 문화에서 카페 문화로 바뀐 것처럼 티 문화도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세련된 문화로 재탄생하면서 20~30대 젊은 층에 어필하고 있다.
다섯 번째는 새로운 문화 현상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탄산수는 ‘사치스러운 물’의 대명사였다. 수시로 즐겨 마신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호기심에 샀다가 맛이 없어 버렸다는 사람도 많다. 아직도 호불호는 갈리지만 예전보다 좋아하고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확실하다. 2013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시장 규모가 이를 증명한다. 탄산음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지면서 당분이 없는 탄산수가 건강음료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두 개에 불과하던 탄산수 브랜드는 10여개로 늘었다.
여섯 번째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변화를 초래하는 현상에는 늘 새로운 트렌드의 징후가 존재한다. 최근 소비자들은 양보다는 질을 택하고, 가치를 중시한다. 이에 부응해 스타벅스·매일·할리스·일화 등이 고급 커피 시장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고 있다. 한 잔에 7000원에서 1만2000원 求?고급 커피 바람이 거세다. 스타벅스가 한국 진출 15주년을 맞아 고급 커피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확대를 선언했고, 할리스커피도 창립 16주년을 맞아 핸드 드립 커피를 전면에 내세운 ‘할리스 커피클럽’ 1호점 오픈을 알렸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커피유통 전문 브랜드 ‘어라운지’는 미국 고급 커피 브랜드 ‘메틀로폴리스커피’를 국내에 단독 출시했다.
일곱 번째는 신기술 출현이다. 기술은 삶을 변화시킨다.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함께 일상을 보낸다. 이를 활용해 카페 정보를 얻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소식을 올리고, 지인들과 소통한다. 기업들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쿠폰 발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벤트, 고객 관리, 소셜 마케팅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신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및 모바일 마케팅을 실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브랜드 마케팅에서는 트렌드를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트렌드 분석에 따른 시나리오 플래닝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기업이 안정적으로 혁신하고 성장하려면 늘 트렌드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 트렌드가 기업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분석하고, 트렌드를 앞서가기 위해 시나리오 플래닝을 실천해야 한다.
차송일 < 굿앤브랜드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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