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욱 기자 ]
“군에서는 남녀 간에 교육훈련도, 대우도 동일합니다. 사회보다 오히려 차별이 없습니다. 여군 복무를 100% 추천합니다.”
내년 1월 말 육군 특수전사령부 여군 최초로 최장기 복무(34년) 기록을 세우고 전역하는 전명순 준위(55)는 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전투력과 전문지식, 군인 기본자세를 갖춘다면 여성도 군에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4000회 공수 낙하
전 준위는 1981년 11월 하사관 후보생으로 입대, 1982년 하사로 임관한 뒤 1984년 11월 준위로 진급했다. 1988년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1000회 강하를 달성하고 이를 상징하는 노란색 마크인 ‘골드윙(gold wing)’을 단 최초의 여군이다. 육군 현역 간부 중 4000회 이상 낙하한 간부는 전 준위와 특수전교육단 소속 여군인 강명숙 준위 단 둘뿐이다. 전 준위는 1982년 공수 훈련 도중 2번기가 청계산에서 추락, 조종사와 동기생 54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등 군 복무 중 숱한 시련과 아픔을 겪었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가겠다”며 “전역 후 군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전사에서 전 준위와 함께 최애순 원사(45), 김정아 상사(45)는 ‘특전여군 3인방’으로 일컬어진다. 6일 여군 창설 65주년을 앞두고 이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전사 全 훈련 이수
1989년 임관한 최 원사는 여군이 받을 수 있는 특전사의 모든 훈련과정을 마친 최초이자 최고의 전투 여군으로 꼽힌다.
태권도, 특공무술, 일반격투기 유단자로 모두 합쳐 9단이다. 기초체력과 행군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26년 군 생활 중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년 100㎞ 이상 행군하고 있다. 최 원사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않은 모든 훈련과 교육에 도전해 특전사뿐 아니라 전군 최고의 훈련 마스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여군 첫 천리행군 완주
1990년 임관한 김 상사는 여군 최초로 1993년 세계군인체육대회에 태권도 대표선수로 참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전사에서 처음으로 여군 부중대장을 맡은 뒤 내륙전술 훈련과정에서 ‘여군 최초 천리행군 완주’라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김 상사는 “누구나 ‘김정아’라는 이름 석 자를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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