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공포·폭정·내전 확산…'난민 쓰나미' 몰고 온 중동

입력 2015-09-04 19:45  

시리아·아프리카 에리트레아 등서 올들어 34만명 유럽행
'세살배기 비극' 계기…EU, 난민 수용 확대 움직임



[ 이정선 기자 ]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이 사진이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면서 난민 사태가 국제사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유럽 난민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시리아 등 일부 국가의 내전 상황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숨진 아이의 이름을 따 개설된 ‘쿠르디’ 모금펀드에는 하루 만에 473명이 모두 1만5286파운드(약 3000만원)를 기부했다. 참혹한 난민의 실상에 애써 눈을 감던 유럽 정치권에서도 자성과 동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내전·폭정으로 난민 급증

유럽연합(EU) 국경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동,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진입한 난민은 34만명을 넘는다.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유럽에 닿은 난민의 수가 벌써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유럽으로 향하는 대다수 난민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 출신이다. 특히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이 난민 급증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폭정에 저항하는 반군과 정부군 간 내전이 5년째 이어지는 데다 지난해부터 세를 불린 급진 수니파 무슬림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영토 절반을 장악하면서 전체 인구 2300만명 가운데 400만명 이상이 시리아를 탈출해 난민으로 떠돌고 있다.

아프가니스탄도 여전히 혼돈 상태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치인 49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구촌 최악의 폭정 국가로 알려진 아프리카 동부의 에리트레아를 탈출한 난민도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가디언은 “에리트레아에선 16세가 넘은 모든 국민은 국가에 복속된 노예 같은 삶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심지어 가족을 몇 번 만나야 하는지를 간섭받을 정도로 모든 사생활이 국가의 통제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매달 5000여명의 에리트레아인이 고국을 떠나고 있다.

○밀입국 브로커도 성행…EU 통합 위협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난민이 몰려들고 있지만 유럽 각국이 난민 수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불법 밀입국을 알선하는 범죄 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발칸반도에서 난민을 EU 국가로 밀입국시키는 비즈니스가 마약과 무기 밀매시장보다 더 큰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며 “난민 밀입국 시장은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난민 밀입국 조직이 불가리아, 헝가리,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에 퍼져 있으며 그리스에만 200여개에 이른다는 것甄? 이번에 숨진 세 살배기 아이도 밀입국 조직이 제공한 보트를 타고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이동하려다 참상을 당했다.

사정이 이렇자 각국 정부가 나서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EU 회원국들이 난민을 막기 위해 자유롭게 오가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면서 자칫 EU 통합을 해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난민을 더 수용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던 영국도 수천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EU가 현재 4만명으로 정해진 난민 쿼터를 최대 16만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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