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익 문화스포츠부 기자) 날씨가 선선해지자 한강공원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봄과 가을만큼 자전거를 타기 좋은 때가 없지요.
하지만 자전거를 오래 탔던 사람들은 한강은 지옥 같은 곳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헬강(hell강)’이란 좋지 않은 별명이 붙었지요. 화창한 날씨에 강변을 달리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는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요? 저도 3년 정도 자전거를 타면서 차츰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우선 자전거 입장에서 한강을 살펴보겠습니다. 한강 자전거도로는 대부분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입니다. 자전거와 사람을 비교하면 자전거는 사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보행자가 무섭습니다. 좌우 확인을 하지 않고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보면 급브레이크를 잡거나 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자기 뛰어들어 충돌 사고가 일어나도 자전거에 더 많은 책임을 묻습니다. 한강공원을 이용하는 시민 중에서는 자전거 도로 중간에 횡단보도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무단횡단은 해가 진 뒤 특히 위험합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말 그래도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는 곳인데도 이곳에서 달리기를 하거나 두 손을 잡고 나 銃?걷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자전거 운전자는 전방 확인을 하며 조심히 달려야 하지만 이렇게 전용도로를 유유히 걷는 사람들을 보면 위험 요소로 볼 수밖에 없지요. 자전거를 타다 “여긴 자전거전용도로입니다.”라고 말해줘도 소용이 없습니다. 심지어 목줄을 하지 않은 강아지와 함께 자전거 도로에서 산책하는 사람을 볼 때면 정말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릅니다. 자전거 도로로 야구공, 축구공이 날아온 적도 있었습니다.
한강은 다른 자전거도로에 비해서 관리가 잘 되는 편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위험한 구간이 곳곳에 있습니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민원을 제기하면 빠르게 응대하는 편이지만, 이에 앞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전거 담당자들이 사전에 도로 상태나 기타 시설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렇듯 자전거를 타기에 위협적인 요소들이 적지 않습니다. 가장 큰 원칙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 스스로 주의해야 합니다. 그럼 반대로, 자전거가 한강에서 피해자이기만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2편에서는 자전거 이용자들과 안전의식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끝)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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