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조이 로이 대표 "나름의 색채를 이끌어 내야 축제 성공"

입력 2015-09-08 18:24  

인도 '자이푸르 문학축제' 기획자 산조이 로이 대표

매년 13개국 20여개 축제 기획
중립과 중재가 기획자의 덕목



[ 이미아 기자 ] “축제를 이끄는 사람은 ‘우주선을 타고 온 외계인’이 아닙니다. 축제가 그런 식으로 진행되면 100% 실패합니다. 자발적으로 함께 어울려 즐겨야 진짜 축제죠.”

최근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대표 최정화 한국외국어대 교수)이 주최한 ‘문화소통포럼(CCF) 2015’ 참석차 한국을 찾았던 산조이 로이 팀워크아츠 대표(사진)는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년에 세계 13개국에서 20여개 축제를 기획하는 로이 대표는 “지역 축제를 기획할 땐 제일 먼저 그 축제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이유가 확실해야 하고, 그다음엔 축제 전체를 관통할 고유의 브랜드가 필요하다”며 “축제 기획 때 현지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기획하는 축제 중 가장 대표적인 건 인도 자이푸르 문학축제다. 이 행사는 2006년부터 인도 서북부 라자스탄주 자이푸르에서 매년 1월 열리는 인도 최대 세계문학 교류전이다.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과 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한 인도 출신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 등 내로라하는 문인들이 방문했다. 해마다 각국에서 소설가와 시인, 독자 등 20만여명이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인다.

로이 대표가 축제 기획자의 덕목으로 첫손에 꼽은 건 철저한 중립 유지와 평화적 중재 능력이다. 그는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뭔가를 함께 향유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며 “어떻게 하면 갈등을 최소화하고 폭력 없이 세계인의 축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언제나 고민한다”고 전했다.

또 “기획자는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 개성 강한 개인들로부터 조화를 이끌어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며 “축제 참여자들의 의견을 듣고 최대한 존중해 그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엔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세계적 페스티벌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한국 내에 있는 자연과 문화, 역사적 자산을 더욱 깊이 있게 발굴해 ‘한국만의 색채’를 발산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 대표는 “산과 들판, 사람들 모두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있다”며 “그 이야기를 찾아 축제의 자산으로 재창조하려면 주변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진지하게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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