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나와 '성동교차로' 창업
종잣돈으로 '영어전화 대화방' 열어
레고사와 결별…자체교재 개발
[ 김태완 기자 ] 1992년에 황규동 와이즈교육 대표는 증권사의 평범한 신입사원이었다. 당시 증권사는 대학 졸업생들이 입사를 가장 희망하는 꿈의 직장이었다. 어느 날 직장 선배가 그에게 당시 막 시작한 생활정보신문 ‘교차로’ 사업을 제안했다. 황 대표는 주저 없이 사표를 던졌다. 그는 “남을 위해 100을 일하는 것보다 나를 위해 50을 일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며 “항상 내 사업에 대한 꿈을 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세 보증금 5000만원으로 ‘성동교차로’를 창업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성동구, 광진구 지리를 꿰고 있을 정도로 골목을 뛰어다녔다. 직원 50여명이 될 만큼 교차로 신문이 성장했을 때 인수 제의가 들어왔다. 이즈음 PC통신이 성행하고 인터넷이 떠오르고 있었다. ‘정점에 왔다’고 판단한 황 대표는 교차로 신문을 매각했다. 그의 판단은 옳았다. 무가 생활정보지 시장은 침체에 빠졌고 인터넷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교차로 신문으로 종잣돈을 마련한 황 대표의 눈에 들어온 사업 아이템은 ‘영어’였다. 유행하던 전화채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영어전화 대화방’을 열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작위로 연결해 상대방과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사업은 실패했다.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상대가 나타나면 한국 직장인 대부분은 “어… 어…” 하다 전화를 끊어버렸다.
황 대표는 그때 절감했다. “한국 사람들에게 영어회화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왕초보 영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래서 영어회화 테이프 판매회사인 세스영어를 창업했다. 세스영어의 핵심은 직장인에게 가장 친숙한 ‘중고등학교 영어 교과서 문장’을 달달 외우도록 한 것이다. 유명 방송인 로버트 할리를 모델로 내세워 신문에 광고를 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회사는 코스닥에 우회상장을 했다. 서울 한복판에 사옥도 세웠다.
그 사이 인터넷은 점점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아날로그 테이프 콘텐츠로는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황 대표는 재빨리 ‘창의력 교육’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업 전환을 고민하던 그에게 마침 덴마크 레고사의 창의력 홈스쿨 사업권이 손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5년 동안 레고사의 홈스쿨 사업을 하면서 그는 속으로 ‘창의력 교육 국산화’를 꿈꿨다. 그는 레고사와 손을 끊고 교육용 교구재를 자체 개발했다. 회사 이름도 와이즈교육으로 바꿨다. 최근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논술학습지 시장에도 진출했다. 창의력 평가의 핵심은 ‘토론과 글’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사업 아이템도 많이 바뀐다”며 “변곡점에서 빠르게 결단을 내린 게 손해를 줄이고 사업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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