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와플'을 굽는 학부모들

입력 2015-09-08 20:22

매주 수요일 '와플'을 굽는 학부모들

[나는서울시민이다=김은하 마을기자] 지난 9월 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구로구 천왕마을 사랑의 카페 앞에 파란색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서는 아이를 동반한 엄마, 30~50대 전후의 아줌마, 아저씨 등 10여명의 사람들이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내리기 시작했다. 천왕마을을 여행하기 위해 서울 중구 마을활동가들이 옹기종기 마실을 나온 것이다.

▲ 구로구청 마을공동체팀 김태현 주무관과 구로 마을공동체 생태계 조성지원사업단의 송지현 국장이 천왕마을여행 진행에 관해 회의하고 있다.(사진=김은하 마을기자)

행사를 주관한 구로구청 마을공동체팀 김태현 주무관은 첫 인사말을 대신해 마을 공동체 사업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다.

"구로구 마을공동체는 주민 3사람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주민끼리 모임이 있다고 하면 행정적, 재정적으로 지원을 하는 사업입니다. 3년째 구로구 마을공동체 獰汰?진행되고 있는데, 우수 사례들이 많이 생겨나 그곳을 탐방할 수 있는 구로 마을여행 구로넘나들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구로넘나들이 프로그램 중 하나가 '천왕마을' 여행이란 부연설명도 이어졌다.

▲ 천왕 사랑의 카페에 마을 도서관봉사자들이 모여 진지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은하 마을기자)

♦ 천왕 사랑의 카페 문화센터

이곳은 천왕마을 여행의 첫 번째 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흥왕교회 1층에 위치한 카페는 주민들의 소통 공간으로, 지하 1층 문화센터는 문화강좌가 이뤄지는 배움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카페는 흥왕교회 이성규 목사의 공간 나눔으로 열리게 됐다. 마을공동체의 심장부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연이어 오픈된 문화센터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소지한 김성우 천왕마을 계획수립단 단장의 재능기부를 시작으로 다양한 강좌가 개설돼 주민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천왕마을 박승준 촌장이 마을여행 탐방객들에게 천왕마을의 역사, 마을 공동체 형성과정, 구체적 마을 활성화 사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은하 마을기자)

지하 1층에 모인 탐방객들은 카페에서 제공한 커피를 마시며, 천왕마을 박승준 촌장으로부터 천왕마을의 역사와 마을공동체 형성과정, 구체적인 마을 활성화 사례 등을 들었다.

박 촌장은 "구로 천왕지구 개발과정 중 많은 불협화음과 분쟁들이 있었고, 많은 이주민들이 이사한 입주 초기에는 '잠자리만 겨우 해결되었다'고 할 정도로 편의시설과 복지시설, 양육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며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민관이 끊임없이 소통을 확대하며, 조금씩 마을의 개선을 이뤄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마을의 개선을 맛 본 주민들은 하나 둘씩 모여 공동체를 만들었고, 재능기부와 동아리활동, 자원봉사 등을 시작하며 오늘의 천왕마을을 이루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 카페 외부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중구 마을 탐방객들 (사진=김은하 마을기자)

▲ 마을여행 탐방객들이 천왕마을 둘레길을 걷고 있다. (사진=김은하 마을기자)

탐방객들은 카페 외부로 나가 단체 사진을 한 컷 찍은 후, 산책하기 좋은 천왕마을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0세에서 90세까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동네 청소를 한다는 '090 천사모' 동아리 활동이 있어서인지 둘레길은 한눈에 보기에도 깔끔했다.

▲ 김기용 하늘마루 도서관 관장은 "작은 도서관은 전문사서 없이 100%자원봉사로 이루어져 도서관과 사랑방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으며, 전국 도서관 평가에서 A등급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은하 마을기자)

▲ 주민 50가구가 책 20권씩 기증한 것을 작은 나무상자에 담아 스텐실, 냅킨 아트로 직접 꾸민 공유서가로 작은 도서관을 열게 되었다. (사진=김은하 마을기자)

▲ 도서관은 친환경 공예 강좌 등의 문화센터로도 활용되고 있다. 탐방객들에게 간단한 향초만들기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은하 마을기자)

♦ 이펜하우스 하늘마루 작은 도서관

천왕마을 여행의 두 번째 코스이다. 아파트 단지 1층에 위치한 도서관은 건축할 때부터 아파트 1층을 공공 용도로 사용하길 원했던 주민들의 생각 때문에 만들어 질 수 있었다.

김기용 하늘마루 도서관 관장은 "2013년 5월 오픈된 도서관은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 공유서가 프로젝트로 시작되었고, 주민 50가구가 책 20권씩 기蔥?것을 작은 나무상자에 담아 스텐실, 냅킨 아트로 직접 꾸며 도서관을 열게 되었다"며 "전문사서 없이 100% 자원봉사로 이루어져 도서관과 사랑방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으며, 전국 도서관 평가에서 A등급을 받기도 했다"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도서관은 친환경 공예 강좌 등의 문화센터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 영광제일교회에서 제공한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는 천왕 청소년 멘토단 카페 모습 (사진=김은하 마을기자)

♦ 천왕 청소년 멘토단 카페

천왕마을 여행의 세 번째 코스이자 마지막 코스인 곳이다. 영광제일교회에서 제공한 공간으로 매주 수요일이면 학부모들이 와플을 구워, 찾아오는 청소년들을 맞이한다.

카페에서는 청소년들이 보드게임 등을 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면, 학부모들이 멘토가 되어 도움을 주기도 한다.

현재는 노래실용음악, 자기주도학습, 책 읽어주는 봉사단 등의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이날 뗌뼁㈖敾?끝낸 한 탐방객은 "어떻게 하면 우리 마을에 맞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며 "모여서 할 수 있는 그런 공동체가 있다는 것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껴서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탐방객도 "'이런 식으로 하면 마을이 조금씩 좋아지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 시간이었다"는 참여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구로 마을공동체 생태계 조성지원사업단의 송지현 국장은 천왕마을의 마을공동체 성공요인으로 "장기 전세나 국민임대 등 장기거주 희망자가 많은 지역에, 대거 새로운 입주민들이 이사 오면서, 부족한 주거 인프라를 보고 자발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한 점"을 손꼽았다.

천왕마을 여행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구로구청 공동체추진팀(860-2207), 구로마을공동체지원단(863-9582)으로 연락하면 된다.

또한 '2015 서울마을박람회' 기간에도 9월10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마을여행이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스토리'(http://www.seoulstory.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개인과 단체별로도 신청접수가 가능하다.

문의는 서울마을박람회 서울마을여행 사무국(02-354-0765)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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