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입력 2015-09-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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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나는서울시민이다=김혜진 마을기자] '엄마가 어떻게 하느냐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엄마의 정보력에 따라 아이의 입시 결과가 달라진다.'</p>

<p>시중에는 엄마의 역량과 역할을 강조한 자녀 교육서나 관련 기사들로 넘쳐난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키우면서 그런 내용을 접할 때마다 '죽었다 깨도 저런 엄마는 될 수 없겠구나, 나는 정말 부족한 엄마구나' 하는 생각에 자신감이 떨어지기 일쑤였다.</p>

<p>하지만 이런 고민은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같은 고민을 해온 엄마들이 모여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외로움이나 부담감, 스트레스를 함께 나누는 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던 이유다.</p>

<p>엄마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행복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모임이 있다는 것은 엄마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p>

<p>그렇게 큰 기대를 안고 한달음에 찾아간 곳이 바로 '금천엄마행복공동체'다.</p>

<p>♦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p>

<p>'미래를 위해서' 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은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고 과도한 사교육 때문에 가슴은 멍들기 일쑤다.</p>

<p>엄마는 자신을 희생했지만 부모와 자식은 점점 멀어지고 결국에는 허탈함만이 남는 것이 현실이다.</p>

<p>사교육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아이도 행복하고 엄마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 끝에 '금천구엄마행복공동체'가 탄생했다.</p>

<p>마을 활동가이자 두 자녀의 엄마이기도 한 박현주 '꿈씨 도서관' 관장은 "마을 안에 있는 작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평범한 엄마들의 공통 관심사인 자녀 양육이나 교육 외에도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내 마음 돌보기, 행복찾기 등을 함께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말한다.</p>

<p>금천구엄마행복공동체의 모토도 이런 뜻을 담아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로 잡았다. 자녀교육 문제로 혼자 고민하는 엄마들이 위축되지 않고 함께 모여 살면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p>

▲ 금천엄마행복공동체에서 박재원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이 강의하는 모습 (사진=김혜진 마을기자)
<p>강의도 듣고 체험활동이나 소소한 수다 등을 함께 하면서 몰랐던 이웃들과 가까워지고 소통하자는 것. 이웃 엄마의 이러저러한 사교육 얘기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엄마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한 선택을 함으로써 소신있는 교육 철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로 돕자는 게 이 모임의 핵심이다.</p>

<p>첫 모임에서는 박재원 아름다운 배움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의 강의를 들은 뒤 인사나누기, 몸 풀기 게임, '일상에서 행복 경험' 카페에 공유하기 등을 시도했다.</p>

<p>두 번째 만남 때는 동네에서 함?어울리기 좋고, 자신의 시야도 넓히는 공간을 찾아 저마다 속내를 풀어내면서 진지한 대화도 나눴다.</p>

▲ 금천엄마행복공동체에서 박재원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이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김혜진 마을기자)
<p>강의를 통해 세 번째 모임의 문을 연 박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게 부모의 행복을 흔드는 것은 자녀교육, 사교육비라고 말한다.</p>

<p>정보력과 경제력이 뛰어난 부모가 행복할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과 편견이 있지만 실제로 박 소장이 목격한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p>

<p>"부모의 삶에 행복이 없고 근심 걱정이 가득한 데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 지쳐 있어서 그저 감각적으로 의사결정을 합니다. 무엇인가를 정할 때 과연 우리 아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골라준 것을 내가 소비하는 건 아닌지에 대해 판단력을 발휘해야 합니다."</p>

<p>박 소장이 이런 얘기를 하기까지는 20년이 걸렸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p>

<p>"엄마이자 주부, 아내로서 역할을 열심히 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 내 인생이 없었죠. 애들이 좀 더 크면, 돈도 더 벌고 시간이 지나면 내가 행복해 질 것 같았는 데. 하지만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외적 조건이 우리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그리 크치 않죠. 80%는 내 마음이 결정합니다."</p>

▲ 박현주 '꿈씨 도서관' 소장이 금천엄마행복공동체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김혜진 마을기자)
<p>♦ 우리 동네에서 행복 찾기</p>

<p>금천엄마행복공동체의 첫 번째 과제는 '엄마가 행복해지는 것'이다.</p>

<p>'돈독한 인간관계'는 행복의 주요 요소 중 하나다. 행복은 내 주변에 있으니 금천이라는 우리 동네에 모여 진정한 행복의 조건을 함께 찾아보자는 얘기다.</p>

<p>모임에 참석했던 정희경(43)씨는 "처음 왔을 때 친분 있는 사람이 없었는 데도 별로 어색하지 않았다"며 "목소리 큰 사람이 주도적으로 모임을 이끌어 가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소외받는다는 느낌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p>

<p>아이와 동네 작은도서관을 다니다 모임 소식을 접했다는 노춘해(42)씨는 "평소 아이가 무엇인가를 배울 때 많이 기다려주는 편"이라며 "느리긴 하지만 자기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스스로 해내려고 노력하더라"고 말했다.</p>

<p>모두들 자신이 사는 지역에 이런 모임이 생겨 반갑다는 표정이다.</p>

<p>박현주 '꿈씨 도서관' 관장은 모임장소를 정할 때도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장소 섭외를 한다고 말한다.</p>

<p>"혼자 활동하면 강의를 들으며 느낀 긍정적인 감정이 금세 사라지기 쉬워요. 서로 공감하고 지지하면서 에너지와 힘들이 흩어지지 않고 모일 수 있도록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모임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입니다."</p>

<p>서울 금천구의 엄마들은 행복해 보였다. 자신이 먼저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들의 감염력이 얼마나 될지는 모임의 진정성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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