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0년 만에 원유 수출 빗장 푸나…10일 하원 표결

입력 2015-09-09 18:00  

원유 생산 3위·천연가스 1위
"연내 의회통과 가능성 75%"
에너지시장 지각변동 예고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 의회가 10일(현지시간) 자국산 원유(천연가스 포함) 수출 재개 법안을 표결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원유 생산국(천연가스는 1위)인 미국은 1차 오일쇼크 직후인 1975년부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자국산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이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재개하면 국제 에너지시장에 일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미국 CNBC방송은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산하 에너지·전력소위원회가 10일 조 바턴 공화당 의원(텍사스)이 올초 대표발의한 ‘원유 수출 재개 법안’을 표결에 부친다고 8일 보도했다.

하원에서 공화당 100명, 민주당 13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한 이 법안은 1975년 제정된 에너지수출금지법(EPCA) 103항의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EPCA 103항은 미국 내 생산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출을 국익에 부합하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인근 국가인 멕시코와 캐나다에만 하루 5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CNBC는 최근 미국에서 원유 수출을 전?재개하자는 목소리가 석유업계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고,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도 이에 긍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수출 재개 법안 처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로 △미국산 원유를 수출해도 국제 원유 공급과잉으로 당분간 미국 내 시중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적고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셰일가스의 새로운 판매처를 개척할 필요성이 크며 △이란 핵협상 타결로 이란산 원유 수출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미국도 더 늦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 등이 꼽힌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미 하원 원내대표와 프레드 업튼 에너지·통상위원장은 “원유 수출 재개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법안 처리를 지지했다. 미 상원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달 “법안이 상원으로 넘어오면 논의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연구소 포토맥리서치의 맥 모니글 수석 애널리스트는 “원유 수출 재개 법안이 연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75%를 넘는다”며 “연말까지는 법안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책상 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관련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집권 말 핵심과제로 기후변화 관련 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 서명을 놓고 고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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