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사미아 '마이웨이'…명품 원목가구로 간다

입력 2015-09-09 18:24  

수작업 중심 고급화 전략…아카시아 등 이색원목 이용
저가 가구 대량 유통하는 타 업체와 '다른 길'
매장 키우기보단 품목 세분화



[ 김희경 기자 ]
최근 대형 가구업체들이 저가 가구를 대량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가구는 ‘시트지’로 불리는 폴리염화비닐(PVC) 필름 LPM 등을 붙여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빠르고 쉽게 제작해 매출을 늘리는 것이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까사미아는 이들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연매출 1000억원대의 브랜드 업체지만 작은 공방들처럼 원목 가구를 중심으로 가구를 제작, 판매하는 것을 고집한다.

최윤경 까사미아 디자인연구소장은 “원목 가구 비중을 60%까지 높이고 이색적인 원목도 찾고 있다”며 “좋은 소재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원목 가구로 고급화

1982년 설립된 까사미아는 다양한 디자인의 가구로 인지도를 높였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가구를 선호하는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매출은 1000억원대에 정체돼 있다. 한샘 등 대형 업체들이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성장보다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최 소장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오랜 시간 다른 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며 “나무 질감을 그대로 느끼면서 오래 쓸 수 있는 원목 가구를 주로 만들기 때문에 까사미아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신뢰도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꾸준한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게 까사미아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아카시아, 포플러 등 국내에선 거의 쓰지 않는 새로운 원목에 눈을 돌렸다. 최 소장은 “국내에선 오크 월넛 등 일부 원목만 주로 사용한다”며 “소비자가 다른 질감과 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색 원목을 찾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목 가구 비중이 높아 주로 수작업을 많이 한다. 최 소장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계로 생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까사미아는 원목의 세세한 질감을 살릴 수 있는 수작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화 대신 기존 매장 세분화

까사미아는 매장 대형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다른 업체들은 국내 가구시장이 10조원 규모로 성장하자 대형 직영점을 잇달아 내고 있다.

까사미아는 기존 매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매장을 개·보수하고 카테고리별로 세분화했다. 기존 매장을 좀 더 편리하게 꾸며 소비자가 용도별로 간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재개장한 서울 압구정점에도 까사미아의 이?전략이 담겨 있다. 압구정점 동관은 ‘프리미엄 혼수가구 전문관’으로, 서관은 ‘생활소품 전문관’으로 특화했다. 동관에서 가구를 둘러보고 서관으로 넘어가 다양한 소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개인 생활양식에 맞게 품목을 구분하기도 했다. 최 소장은 “과거엔 중년층은 고풍스러운 제품, 젊은 고객은 모던한 디자인의 가구를 둘러볼 수 있게 연령에 따라 카테고리를 나눴다”며 “최근엔 각 가정의 형태와 개인 생활양식에 따라 스타일이 크게 달라 매장을 이에 맞게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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