톄거 지음ㅣ허유영 옮김ㅣ미래의창ㅣ320쪽│1만4000원
[ 송태형 기자 ] 에이즈, 사스, 신종플루, 조류인플루엔자 등 특정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마다 어김없이 음모론이 등장한다. 가장 흔한 유형은 서구 제약사들이 고가의 약을 팔아먹으려고 일부러 바이러스를 개발해 전파시켰다는 설이다. 보다 과격하고 황당한 유형은 특정 인종·계층 말살 음모설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동성애자와 미국 내 흑인들을 멸종시키기 위해 에이즈를 만들어 퍼뜨렸다는 유언비어가 대표적이다.
2010년 중국을 들끓게 한 백신논쟁은 허신이란 학자가 유명 포털사이트에 이런 유형의 음모론을 제기하는 글을 올리면서 촉발했다. 중국 위생부의 대규모 홍역 백신 접종 계획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었다. 허신은 홍역백신 계획의 배후에 사스 조류인플루엔자 신종플루 등과 마찬가지로 세계를 지배하는 비밀결사인 프리메이슨이 배후에 있으며 중국인들을 멸종시키기 위한 거대한 음모의 예비 시험일 수 있다고 의심한다.
서양문화사를 전공한 저자는 《대중은 왜 음모론에 끌리는가》에서 대중의 호기심과 불만, 무지를 파고드는 음모론의 실체와 허구성을 파헤친다. 백신논쟁과 중국 베스트셀러 《화폐전쟁》(쑹흥빈 지음)에 담긴 음모론적 주장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반박하며 음모론적 사고방식이 지닌 위험성을 경고한다. 저자는 “해외에서 떠도는 음모론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약간의 가공과 포장만 거쳐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판매하는 것은 중국 음모론의 전형적 특징”이라고 말한다.
반증 불가능성, 악마화, 낙인찍기, 디테일 결정론, 골대 옮기기 등 저자가 제시하는 음모론의 10대 특징은 숙독할 만한 내용이다.
저자는 “음모론이 공략하는 지점과 특징을 잘 파악한다면 어렵지 않게 그 속에 숨겨진 논리의 오류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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