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 환란 후 최고…체납액도 3년새 16배↑ 84억
취업해도 10명 중 6명은 상환기준 소득에도 못 미쳐
[ 임원기 기자 ]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를 이용하는 청년들이 늘면서 대출받은 학자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체납자(장기 미상환자)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이 어려워진 대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빚더미에 오른 것이다.
최근 청년 실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다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 등 취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청년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체납자 1만명 돌파
국세청이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를 이용해 대출을 받았다가 이를 갚지 못해 체납자가 된 청년이 지난해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했다. 2011년 체납자는 359명에 불과했지만 2012년 1433명, 2013년 4618명을 기록했고 지난해 1만248명에 달하는 등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체납액도 급증세다. 2011년 5억5600만원에 그쳤지만 이듬해에는 15억8400만원, 2013년에 ?42억6100만원으로 각각 늘었다. 지난해에는 84억2600만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학자금 대출 체납액이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대출액 규모는 2012년 3조4000억원에서 2013년 5조2000억원, 2014년 7조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7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중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를 이용해 대출받은 학생 수는 2012년 56만명에서 지난해 92만명으로 불었다. 올 상반기 현재 102만명을 기록해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상환기준소득 미달 10명 중 6명
체납자와 체납액이 급증하는 주된 이유는 악화일로인 청년 실업 때문이다. 2012년 7.5%였던 청년 실업률은 2014년 9.0%로 치솟았고 올 3월에는 10.7%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직후인 1999년 10.9%를 기록한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취업이 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여전히 체납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청년들이 많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취업 후 연봉이 상환기준소득(4인 가구 최저생계비 연 1856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인원은 2014년 기준 학자금 대출 상환 대상자 37만3000명 가운데 22만5000명이다. 비율로는 60.3%에 달한다. 학자금 대출자 10명 중 6명은 취업 후에도 상환 능력이 안 된다는 뜻이다. 상환기준소득 이하자는 2012년 상환 대상자 17만6000명 중 11만8000명, 2013년에는 26만8000명 중 17만6000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은 취업을 했더라도 상환기준소득에 미달하는 청년에 대해선 체납자로 분류하지 않고 소득이 상환기준소득에 달할 때까지 상환을 유예해주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 ?“이들 중 상당수는 임시직이거나 영세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상태”라며 “경기 상황 등에 따라 체납자가 될 가능성이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
빌린 학자금에 대해 대학 재학 중엔 이자를 갚지 않고 졸업 후 소득수준에 따라 원리금을 상환하는 제도. 2010년 처음 도입됐다. 재학 중 상환 부담이 없는 점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세종=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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