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운 삶 구현 '서울 선언'
미국·중국·가나 등 9개국 150여명 참석
남한봉·원영식 회장 등 사례 발표
[ 이미아 기자 ] “한국의 고액 기부자는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젠 한국 기부문화의 발전상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그러려면 격에 맞는 홍보 또한 뒷받침돼야 하는 게 당연하지요.”
10일 서울 광장동 W서울워커힐호텔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유나이티드웨이 월드와이드(UWW) 공동주최로 열린 ‘2015 UWW 자선 라운드테이블 서울대회’에 참석한 최신원 SKC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현재 회원 수 873명의 한국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총대표이자 UWW리더십위원으로 활동 중인 최 회장은 이번 행사의 유치를 주도했다. 그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대부분 평생 검소하게 살다 소중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나눔의 선봉장이 돼 세상을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1887년 미국에서 설립된 UWW는 연간 모금액이 52억달러(약 6조원)에 달하는 거대 자선단체다. 41개국에 1800개 지 寬?있으며 한국에선 2010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UWW는 2013년부터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지난해엔 영국 런던, 올해엔 서울에서 자선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세계 고액 기부자들과 만났다. 서울 대회는 아시아 최초로 열린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UWW는 이번 행사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보다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양측이 지속적으로 교류하겠다”는 내용의 ‘서울 선언문’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엔 정갑윤 국회부의장, 허동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브라이언 갤러거 UWW 회장, 일레인 차오 전 미국 노동부 장관 등 유명 인사들 및 미국과 중국, 가나 등 8개국에서 참석한 고액 기부자 50여명,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선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5명이 연단에 올라 각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하반신 마비를 딛고 중소기업을 일군 뒤 2008년 아너소사이어티 첫 번째 회원이 된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회장은 “나는 기부로 존재의 기쁨을 확인했고, 새 삶을 찾았다”며 “한때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가난한 나라였다가 고액기부 문화를 선도하는 나라로 변신한 한국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0년 아너소사이어티의 첫 여성 회원으로 가입한 송경애 SM C&C 사장은 “결혼기념일이나 자녀 생일 등 내 인생에서 의미 있는 날이 올 때마다 기부한다”며 “기부는 책임감이나 눈치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즐거워서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부인과 아들 등 일가족 모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인 원영식 오션인더블유 회장은 “‘10개를 벌면 3개를 나눠줘야 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새겨왔다”며 “기부를 많이 하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할 때 에너지를 더 많이 얻게 됐다”고 전했다.
가수 인순이 씨와 현숙 씨는 각각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 ‘해밀학교’, 노인 전용 목욕봉사 차량 지원을 호소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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