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우조선해양 본사서 집회
[ 이태호 기자 ] 대우조선해양 채권을 보유한 기관투자가 중 일부가 모여 원리금의 즉각적인 변제를 요구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손실을 낸 탓에 사전에 채권자들과 약속했던 재무비율 유지 조항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11일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5일 서울 남대문로 본사에서 ‘제6-2회 채권자 집회’를 연다고 공시했다. 작년 4월 발행한 6-2회 채권은 모두 600억원인데 100억원어치를 보유한 한 자산운용사가 채권자 소집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잔액의 10분의 1 이상을 보유한 채권자는 발행회사의 ‘기한이익’(만기 때까지 돈을 사용할 권리) 상실 사유가 발생한 경우 상실 선언을 위한 집회 소집을 요청할 수 있다. 6-2회 채권은 계약서에서 부채비율이 500%를 넘는 경우를 기한이익 상실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776.3%다.
만약 이 자리에 출석한 사채권자 의결권(발행금액)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잔액의 3분의 1 이상을 동시에 충족시키면서 기한이익 상실이 선언되면 회사 측은 원금과 이자를 즉시 갚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 기한이익 상실 선언을 결의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총 발행잔액 1조8500억원 규모의 채권이 도미노가 쓰러지는 식으로 동시에 기한이익을 상실할 경우 실익 없이 큰 혼란만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회사채 운용역은 “배임 이슈를 피하기 위해 형식적인 절차로 소집을 신청했을 것”이라며 “기한이익 상실을 선언할 경우 다른 채권들까지 즉시상실 조항이 발동돼 원리금을 돌려받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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