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험로'] 시너 뿌리고 분신 시도까지…한노총 '아수라장'

입력 2015-09-14 18:16  

합의안 진통 끝 추인

김동만 "지도부 믿어달라"



[ 백승현/김동현 기자 ]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표의 잠정 합의안을 내부 진통 끝에 14일 추인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 6층 대회의실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참석자 48명 중 30명이 찬성으로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중집위는 한국노총 임원과 산별노조 위원장, 지역본부 의장 등 52명이 모여 노총 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체다. 중집위에서 노·사·정 합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노·사·정 대타협은 중요한 고비를 넘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15일 오전 7시30분 본위원회를 열어 최종 합의문에 서명한다.

회의는 순탄치 않았다. 오후 3시10분께 어수선한 회의장 분위기를 정리하기 위해 김동만 위원장이 연맹별로 2명씩만 남고 퇴장할 것을 요구하자,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이 단상으로 나가면서 미리 준비해둔 시너를 몸에 뿌리면서 불을 붙이려 했다. 순간 곁에 있던 금속노련 간부가 소화기를 뿜어 저지했고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소화기 분말을 뒤집어쓴 이병균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급히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신고를 받고 영등포경찰서·소방서에서 구조대 22명과 구급차 4대가 출동했다.

오후 4시30분께 속개한 회의는 오후 6시50분쯤 끝났다. 한국노총 산하 금속·화학·공공연맹 등은 노·사·정 합의안에 막판까지 반대했다. 특히 노동계에서 그동안 반대했던 정부의 일반해고·취업규칙 가이드라인 마련 방침을 수용한 것을 문제삼아 지도부 사퇴까지 요구했다.

김동만 위원장은 회의에서 “합의안이 미흡하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문서로 명기했고, 향후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조합원들의 우려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마지막으로 김동만, 그리고 한국노총 지도부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정 합의를 비난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새누리당 규탄 투쟁과 함께 전국 각 사업장 간부들부터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김동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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