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계열 학부→학과…기계공학·우주항공 따로 뽑는다

입력 2015-09-14 18:57  

사실상 '학과제'로 복귀

인기학과 '쏠림현상' 두드러져
현 고2부터 학과 분리해 선발
물리학·천문학과도 전공 나눠



[ 오형주 기자 ] 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이 대입시험을 보는 2017학년도 입시부터 서울대의 자연계열 모집단위가 세분화될 전망이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를 기계공학 전공과 우주항공공학 전공으로, 자연과학대학 물리천문학부를 물리학 전공과 천문학 전공으로 각각 나누는 모집단위 개편안을 마련해 학내 심의를 거쳐 이달 중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모집단위 분리는 이르면 2017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된다.

두 학부가 모집단위를 나누기로 한 이유는 그간 세부전공 구분 없이 학부제로 신입생을 모집하다보니 ‘인기 학과’인 기계공학과 물리학 전공으로의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계항공공학부에선 지난해 신입생 152명 중 기계공학을 선택한 학생은 133명에 달했으나 우주항공공학은 19명에 그쳤다. 결국 기계공학을 선택했던 학생 15명은 우주항공공학 전공에 최소 34명이 충원돼야 한다는 내부 규정으로 인해 우주항공공학 전공으로 옮겨야 했다.

물리천문학부도 2006년 통합 이후 천문학 전공 지원자가 매년 1~2명에 그쳐 2012학년도부터 ‘전공예약제(입학 때 전공을 미리 정하는 제도)’를 도입해 매년 5명씩 따로 선발했으나 여전히 전공 최소 인원인 10명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서울대 교수는 “천문학 등 소수 전공은 워낙 학부생 수가 줄어들다 보니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도 별로 없어 해당 분야 인력 양성이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며 “컴퓨터공학부가 2011년 전기정보공학부에서 분리된 뒤 뛰어난 학생들이 모여드는 인기 학과로 급부상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번 모집단위 분리로 기계항공공학부는 18년, 물리천문학부는 10년 만에 사실상 학과제로 돌아가게 됐다. 1990년대 중반부터 정부가 ‘광역단위 모집’을 유도하면서 서울대의 모집단위는 2002학년도 입시에서 15개까지 줄어들었지만 2010년께부터 꾸준히 분리가 이뤄지면서 다시 85개로 늘어났다.

차국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장은 “애초 물리학부와 천문학과를 통합한 의도는 학부에서는 넓게 기초가 되는 물리학을 배우고 대학원에서는 천문학을 깊게 파고드는 인재를 양성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전공 간 이동이 활발한 해외 대학과는 달리 아직 국내에서는 대학원에서 학부 때와 다른 전공을 택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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