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혜리도시락'¨7명 밥소믈리에 직접 기획
[ 강영연 기자 ]
‘치킨보다 맛있는 치킨도시락을 개발하라.’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식품연구소는 지난해 말 새로운 과제를 받았다. 야식에서 한 끼 식사까지 책임지고 있는 치킨과 대적할 만한 치킨 도시락을 개발하라는 주문이었다. 이미 시중에 치킨 도시락이 나와 있지만 잘 팔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식품연구소 연구원들은 기존 치킨도시락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이유부터 연구했다. 그 결과 닭고기 크기가 작고 반죽만 두꺼워 맛이 떨어지는 점이 문제라는 결론을 냈다.
연구소는 반죽의 양을 조절해가며 가장 적절한 식감을 찾는 쉽지 않은 작업을 시작했다. 닭고기 크기를 키우고 튀김옷은 얇으면서도 바삭한 식감을 낼 수 있도록 실험을 반복했다. 반죽의 두께를 결정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달콤한 맛을 내고 튀김의 느끼함을 줄이기 위해 마늘맛이 첨가된 마요네즈 소스와 칠리소스를 넣은 매콤한 맛의 소스까지 두 가지 소스를 개발했다.
GS25는 오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6월 두 가지 맛 치킨이 들어간 ‘마이홍치킨도시락’을 출시했다. 소비자들의 호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3년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던 ‘김혜자 도시락’을 제치고 출시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편의점 도시락 판매 1위에 올랐다.
GS리테일 식품연구소는 2013년 출범했다. 구성원 16명 중 11명이 연구 인력이며 이 중 5명은 호텔 셰프 출신이다. 홍성준 GS리테일 식품연구소장은 “편의점 음식이지만 맛과 영양 면에서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기 위해 전문 인력을 대거 충원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도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이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모든 밥 상품은 밥소믈리에의 손길을 거친다. 밥소믈리에는 일본취반협회가 주관하는 인증제도로 쌀과 밥에 관한 한 최고 권위의 자격증으로 평가받는다. 세븐일레븐에는 7명의 밥소믈리에가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쌀을 직접 고르고 밥을 지을 때 계절에 맞춰 물의 양이나 불 조절을 달리한다. 기본적으로 쌀과 물의 비율은 7 대 9.5 정도지만 여름에는 물 양을 많이, 겨울엔 적게 넣는 식이다.
세븐일레븐의 밥소믈리에는 상품 기획에도 참여하고 있다. 출시 초기단계부터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양질의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혜리7찬 도시락’과 ‘혜리11찬 도시락’(사진)은 백미 대신 각각 흑미밥과 기장밥을 사용했다. 영양 면에서 우수한 잡곡밥을 사용해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김태우 세븐일레븐 밥소믈리에는 “쌀 품종을 직접 선택하고, 가장 맛있게 밥을 지을 수 있는 물의 양, 온도, 뜸 들이는 시간 등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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