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정밀화학기업 독일 바스프(BASF)가 국내 반도체용 화합물 제조업체인 유피케미칼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바스프는 최근 유피케미칼 최대주주인 우리르네상스홀딩스 측에 회사 인수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르네상스홀딩스는 우리프라이빗에쿼티와 대우증권PE, 웅진캐피탈이 공동 운용하고 있는 사모펀드(PEF)다. 2008년 유피케미칼 지분 65%를 사들였다.
우리르네상스는 2013년 유피케미칼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10곳이 넘는 기업들이 인수 의향을 보인 가운데 바스프도 본입찰에 참여했다. 가격이 맞지 않아 매각은 무산됐다.
최근 유피케미칼 실적이 개선되면서 바스프가 다시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피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441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각각 13%, 22% 늘어난 액수다. 하지만 우리르네상스가 매각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거래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가격도 걸림돌이다. 우리르네상스가 인수한 유피케미칼 지분 65%의 가격은 20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유피케미칼의 현금창출능력(EBITDA, 법인세·이자·감가 箚▶?차감 전 영업이익)이 139억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우리르네상스가 원금(200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선 EBITDA의 22배에 달하는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석유화학업종 평균 EBITDA 배수가 10배임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도 투자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리르네상스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피케미칼 실적이 개선된 현시점에서 파는 것이 투자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내년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 매각 추진은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르네상스가 얼마나 투자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지가 매각 성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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