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벤츠 회장 "난민, 경제에 도움"…수용시설 꽉 찬 뮌헨은 '볼멘소리'

입력 2015-09-15 18:19  

현장 리포트

체체 회장,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서 난민 수용 옹호
맥주 축제 앞둔 뮌헨 시민들, 관광객 줄어들까 전전긍긍

뮌헨·프랑크푸르트=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 정인설 기자 ]
유럽 최대 자동차 전시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전시장). 모터쇼 전야제 격인 ‘미디어 나이트’에서 난데없이 난민 문제가 튀어나왔다.

화두를 제시한 이는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었다. 체체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 공장 근무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다 갑자기 “디지털과 상관없는 얘기를 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민자 문제를 마음이 아니라 이성에 호소하겠다”며 “이민자가 나라를 위험하게 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나는 그 반대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950년 이후 들어온 이민자 덕에 독일 라인강의 기적이 일어났고,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의 4분의 1이 이민자 손에서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엘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과 러시아계 미국인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 중국계인 제리 양 야후 창업자 등을 구체적 예로 들었다.

체체 회장은 “난민이 기존의 삶을 버리고 독일로 올 때는 새로운 삶을 살려는 강한 동기가 있다”며 “이런 사실을 알고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난민을 거절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모터쇼 주제에서 벗어난 발언이었지만 객석에선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하지만 같은 날 독일 공영방송 다스에르스테가 방영한 난민 문제 토론회의 분위기는 달랐다. 체체 회장처럼 “독일이 앞으로도 유럽 난민 해결사를 자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많았다. “난민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거나 “다른 유럽 국가들이 독일처럼 난민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만 나설 수 없다”는 신중론자들이 목청을 높였다. 올 들어 독일에 정착한 난민이 45만명을 넘어선 상황을 감안하자는 얘기였다.

시리아 난민이 독일로 들어오는 주요 ‘관문’인 뮌헨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난민들이 임시 거처로 쓰는 뮌헨 시내 전시장은 모두 꽉 차 더 이상 난민을 수용할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을 대변하듯 뮌헨이 속한 바이에른주의 호르스트 제호퍼 총리는 “대대적인 난민 수용이 자칫 독일을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고갈 것”이라고 독일 정부를 비판했다. 제호퍼 총리는 앙겔라 메르?독일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기독사회당(CSU) 대표다.

정치인만 난민 문제를 걱정하는 게 아니다. 13일 뮌헨에서 만난 한 상점 주인은 “기차역에 난민이 몰리면서 관광객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9일부터 뮌헨에선 세계 최대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가 열릴 예정이라 뮌헨 시민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정봉기 KOTRA 뮌헨무역관장은 “독일이 난민 문제를 해결해 유럽의 맹주임을 과시하고 싶어 하지만 짊어져야 할 부담이 적지 않아 여러 고민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뮌헨·프랑크푸르트=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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