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도시 소음' 전쟁…이어폰으로 귀를 막은 당신에게

입력 2015-09-16 13:31  

<김민성 기자의 IT's U> 20회

소음과 귀의 전쟁…음향 기술 '레벨' 업
능동적 소음제거(ANC), 난청에 도움줄 듯
U, 33g 가벼운 무게…부분 커널형 아쉬워




[ 김민성 기자 ] 도시는 밤낮없이 소음으로 가득하다. 갈 길 바쁜 자동차의 경적, 왁자지껄 행인의 목소리, 달팽이관을 때리는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등으로 귀는 쉴 시간이 없다.

시끄러운 도시 한복판을 오가는 도시인은 그래서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소음을 막아낸다. 듣기 싫은 '세속의 비명'으로부터 귀를 닫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음악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어서다.

착용형 음향기기와 소음 간 싸움의 기술이 점점 발전하는 이유기도 하다. 고가 헤드폰이나 이어폰에 점점 적용되고 있는 능동적 소음 제거(ANC·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술 덕이다. 아무리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꼈다더라도 소음들은 울림판 속을 파고 든다. 소음을 막기 위해 음악 볼륨을 더 올리다보면 청력이 상하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

우리 청소년 100명 중 5명은 소음성 난청을 앓고 있다고 한다. 최근 5년간 그 수도 30%나 늘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오래 쓸수록 소리 민감도가 떨어지고, 더 큰 소리를 탐닉하다보니 난청은 더 심해진다.


삼성전자의 최신 무선 헤드폰 '레벨 온 와이어리스(이하 레벨 온)'를 쓰면서 ANC 기능성에 더 주목하게 됐다. 레벨 온은 정확한 외부 소음을 측정하는 4개의 마이크를 내장하고있다.

오른편 ANC 버튼을 작동시키면 '삐삐' 음과 함께 외부 소음 주파수를 찾는다. 이어 외부 소음을 없애는 반대 파동을 내뿜는다. 주파수 상쇄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소음 주파수는 장소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맞는 상쇄 파동을 시시각각 생성한다. 그래서 능동적 소음 제거다.

실제 이 기능을 사이렌 소리가 요란한 구급차가 지나갈 때 켜봤다. ANC 작동 전에는 헤드폰을 파고들어 맴몰던 소음이 ANC 구동과 함께 거의 사라졌다. 낮은 음으로 내리 깔린 일상적 도시 소음도 걸러냈다. 음악을 듣거나 통화할 때 원음질 저하를 최소화해 더 또렷한 소리를 냈다.

주변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볼륨을 올려 귀를 혹사시키지 않아도 됐다. ANC 기술은 헤드폰뿐만 아니라 자동차에도 실리고 있다. 보다 차분하고 또렷한 자동차 내 음악감상 환경을 만들어준다.

다만 ANC를 켜면 무선 헤드폰 배터리 소모가 크다. 켜면 11시간이지만 끄면 2배가 넘는 23시간까지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눈길을 끄는 레벨 업의 다른 기능은 ‘터치’였다. 레벨 로고가 박힌 오른쪽 헤드폰 플라스틱판 내부에 터치 조작 패드가 내장됐다. 손가락을 위로 쓸어올리면 볼륨이 올라가고, 내리면 작아진다. 두 번 빨리 터치하면 재생하거나 멈춘다. 앞쪽이나 뒤로 쓸면 재생곡이 넘어간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을 일일이 꺼낼 필요가 없어 편했다.


레벨온과 헤드셋 '레벨 U'도 무선 음향기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고 있다. 목걸이형인 레벨 U는 최근 미국 IT 전문지 PC매거진이 뽑은 '올해 최고의 무선 헤드폰'에 소니, 젠하이저 등 대표 음향기기 회사 제품과 나란히 선정됐다. "100달러 미만 제품이지만 강력한 오디오 기능을 바탕으로 저음과 고음을 깨끗하게 전달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레벨 U를 써보니 무엇보다 33g에 불과한 가벼움이 좋았다. 하루 종일 목에 걸고 있어도 무거움이 없어 편했다. 내장 마이크가 2개로 늘어 통화품질도 개선됐고, 불필요한 외부 소음도 걸러냈다. 삼성의 전작 헤드셋인 기어 서클이나 타사 제품 대부분은 마이크가 1개 뿐이다.

이어폰 끝부분이 완전 커널형이 아니어서 달리기 등 운동 중에 귀에서 종종 빠지는 불편함은 아쉬웠다.

올해 삼성전자는 레벨 온·U와 함께 음원 블루투스 연동장치 '링크'도 출시한 바 있다. 레벨 온·U가 직접적 음향기기라면 링크는 블루투스 기능이 내장돼있지 않은 제품을 블루투스를 통해 다른 기기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자동차에 쓰기 편하다. 스마트폰과 연동한 링크를 자동차 옥스단자와 연결하면 편하게 폰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반대로 블루투스 차량과 연결하면 음원을 외부 이어폰으로 뺄 수도 있다.

무선 기능이 없는 종전 TV나 오디오영상(AV) 기기와 최신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중계하면 링크의 쓰임새는 더 넓어진다.

삼성전자는 이들 무선 3총사를 토대로 웨어러블(입는) 음향 시장을 더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무선 헤드폰 레벨 온의 가격이 27만5000원으로 가장 비싸다. 레벨 유와 링크는 각각 7만7000원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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