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락 IT과학부 기자) ‘잊힐 것인가, 기억될 것인가…’ 페이스북이 최근 사망한 사람의 계정을 가족 등이 추모 용도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국내에서도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기념 계정 관리’ 기능인데요. 지난 2월 미국에서 처음 시행한 뒤 일부 국가에서 적용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자신의 기념 계정을 남길지의 여부는 사용자의 선택입니다. 페이스북의 ‘설정→보안 설정→기념 계정 관리자’ 메뉴로 들어가 자신이 사망한 뒤 계정을 관리할 사람을 지정해 둘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선택했던 사용자가 사망하면 지정해 놨던 인물에게 알림 메시지가 가고, 그가 페이스북에 요청하면 고인의 계정이 기념 계정으로 전환됩니다.
기념 계정 관리자는 △프로필에 상단에 고정 게시물 작성 △새로운 친구 요청 응답 △프로필 사진과 커버 사진 업데이트 등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자가 고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로그인해 개인 대화 내용을 살펴볼 수는 없습니다. 고인에 대한 사생활도 존중하기 위해서죠. 관리자가 더 이상 보존을 원하지 않는다면 고인의 페이스북 계정을 완전히 삭제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이라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시겠습니까. ‘저승’에서도 내 페이스북 계정이 관리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사라지는 게 좋을까요.
이른바 ‘잊혀질 권리’라는 것도 있습니다. 기념 계정과는 반대로 페이스북은 지난해부터 일부 국가에서 글이나 사진을 올린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는 기능을 실험하기도 했습니다. ‘잊히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죠. 사용자는 글을 올릴 때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1주일까지 게시 기간을 설정할 수 있고, 이 기간이 지나면 게시물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일본 야후는 사용자가 사망하면 계정을 없애주고 생전에 준비해둔 이메일을 최대 200명에게 보내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야후 엔딩’이란 서비스도 하고 있습니다.
망자(亡者)가 온라인상에 남긴 기록인 ‘디지털 유산’. 과연 누가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 해석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끝) /jran@hanky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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