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예측하는 금리인상 시기가 제각각인 이유

입력 2015-09-1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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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기=뉴욕 특파원)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는 두 거물 중 한명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에 따라 자존심을 크게 구길 전망이다. FOMC가 이날 기준금리를 올릴지 여부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인상 시기를 각각 달리 예측한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들간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JP모건체이스와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미국의 4대 상업은행들은 모두 이달 인상에 베팅을 걸었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대표적인 투자은행(IB)은 일찌감치 12월로 인상시기를 못박았다.

유럽의 금융회사 중에는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도이체방크가 9월을, 크레디트스위스와 BNP파리바, HSBC는 12월을 각각 인상 시기로 내놓는 등 명확하게 공식전망이 갈리고 있다. 영국의 바클레이스는 아예 내년 3월을 제시하고 있다. 어느 기관의 전망이 맞느냐에 따라 CEO의 체면은 물론 회사 신뢰도까지 걸려있어 각 기관들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이중 골드만삭스는 자신의 예측을 ‘관철’시키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여론전에 뛰어들고 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4일(현지시간) “지금은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냐, 동결할 것이냐가 아니라 새로운 양적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적완화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시장의 예상보다 늦은 2016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치우스는 “17일 FOMC 회의 직후 열리는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시기가 2016년으로 기우는 암시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에 이미 금리인상 시기를 12월로 전망했다. 중국의 증시 급락과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 일찌감치 9월 인상은 어렵다고 본 것이다. 월가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월가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는 골드만삭스는 객관적인 예측을 했다기 보다는 금리인상을 최대한 늦추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게 더 정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JP모건은 FOMC가 기준금리를 이번에 인상하든, 동결하든 주가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FOMC 위원들이 적어도 증시 급락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나 ‘편안히’ 금리인상을 결정하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스라브 마테카 JP모건 투자전략가는 이날 “Fed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positive)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ed가 금리를 올릴 경우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점진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할 것”이라며 “반대로 금리인상을 연기할 경우 Fed가 최근 금융시장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은 그러면서 금리결정의 연기가 경제에 좋은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며, Fed가 시장 신뢰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9월 인상을 압박한 것이다.

월가의 한 전문가는 “주가 움직임에 민감한 투자은행은 금리인상시 주가하락과 투자자산의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금리인상이 최대한 지연되기를 바라는 반면 상업은행은 반대로 순이자마진(NIM)이 커져 순익에 크게 증가하게 된다”며 “업종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각 금융회사의 분석도 이를 감안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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