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화학·조선·증권주가 반등 주역…미국 금리인상 지연 기대감도
[ 김동욱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속 순매도가 30거래일 만에 멈췄다. 외국인이 모처럼 귀환하고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에 동참한 덕분에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결정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가 번진 영향이 컸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원자재값 반등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건설·화학·조선·증권주가 반등의 주역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안도랠리’의 출발점?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89포인트(1.96%) 상승한 1975.45에 마감했다. 지난달 13일(1983.46) 이후 한 달여 만에 지수 197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9.73포인트(1.46%) 오른 676.48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71.96%인 634개 종목이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30위권 중에서 떨어진 종목은 아모레G(-0.64%)뿐이었다. 삼성전자(2.58%)와 현대자동차(4.15%), SK하이닉스(4.46%) 등 주식시장 ‘대표선수’들의 선전이 두드 ?낫?
무엇보다 한 달 넘게 지속됐던 외국인 연속 순매도가 멈춰선 것이 강한 반등의 동력이 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16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난달 5일부터 이어진 연속 순매도의 고리를 30거래일 만에 끊었다. 기간상(29거래일 연속 순매도)으론 2008년 6월9일~7월23일의 33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연속 순매도 기간 외국인 누적 순매도액은 5조5431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027.99에서 1937.56으로 90.43포인트(4.46%)나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사실상 끝났다는 시각이 많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외국인이 매도국면으로 돌아선 6월 이후로 살펴보면 누적 순매도액이 9조원에 달한다”며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됐던 2011년 8월 같은 위기 국면에서도 누적 순매도 9조8000억원 선에서 매도세가 멈췄다”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우려가 줄어든 점도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데 한몫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가 1.40% 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안도랠리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도 지수 반등에 힘을 보탰다”고 했다.
○반등의 ‘4대 축(軸)’ 주목
이날 강세장에선 건설·화학·조선·증권업종을 대표하는 대형주들이 주가 상승률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건설업종에선 삼성엔지니어링이 18.60% 급등한 것을 비롯해 현대건설(9.70%), GS건설(8.33%), 대림산업(7.49%) 등이 껑충 뛰었다. 현대중공업(6.96%)과 삼성중공업(11.25%), 현대미포조선(6.29%) 등 조선주도 일제히 올랐다. 7.49% 뛴 LG화학을 비롯한 주요 정유·화학주와 대우증권(5.71%), NH투자증권(5.50%) 등 대다수 증권주도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미국 금리 인상 지연에 대한 기대가 번지면서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다시 확산됐다”며 “유동성 확대의 수혜주인 건설·증권주와 유가 반등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석유·화학·조선주가 당분간 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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