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경 미국 응급의학과 전문의
내가 바꿀수 있는 건 나 자신뿐
환경과 상황에 흔들리지 말라
[ 최승욱 기자 ] “돈을 아끼려 1시간30분을 걸어 학교에 갔습니다. 수시로 끼니를 걸렀지만 남들보다 열 배 넘게 공부한 끝에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고교 1년 중퇴’라는 아픔을 극복하고 미국 세인트프랜시스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근무 중인 김호경 씨(35)는 지난 15일 강원 화천군 화천체육관에서 열린 육군본부 주최, 한국경제신문 후원 행사인 ‘1사1병영 육군 토크콘서트 생.동.감’에 강사로 나서 제7보병사단 장병 600여명에게 이같이 말했다.
김 전문의는 이날 강연을 위해 미국 시애틀에서 자비를 들여 귀국했다. 그는 “외부 환경은 최악이었지만 ‘내가 살아가는 것에 따라 인생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분투해왔다”고 전했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김 전문의는 부모의 불화로 중학생 시절부터 학업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다가 고등학교 입학 후 3개월 만에 자퇴, 1년 넘게 방 안에 틀어박혀 있다가 자기 나름의 깨달음을 얻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뒤늦게 후회한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무너진 관계도 회복할 수 없잖아요. 남에게 책임을 전가했지만 자퇴를 해 모든 꿈과 희망을 버린 것은 바로 저였죠. 스스로 바꿀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제 자신뿐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뒤 열일곱 살 때부터는 아버지와 떨어져 혼자 살았다. 어머니가 준 200만원이 그의 전 재산이었다. 영어는 알파벳을 익힌 수준에 불과했다. 대형 영어사전을 들고 다니며 늘 단어를 외웠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며 2년제 대학을 거쳐 4년제 대학에 입학했고, 존스홉킨스 의학대학원을 수석졸업했다. 김 전문의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 환경이 주는 압박에 굴복하지 말라”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이 뭘 하면 보람을 느낄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또 “목표를 세운 뒤엔 ‘열심’을 넘어 ‘절실함’이 필요하다”며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정말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최맹호 동아일보 고문(67)도 이날 토크콘서트 무대에 섰다. 1976년 동아일보 수습기자로 입사한 뒤 2010년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까지 오른 최 고문은 40년간 한 회사를 다니며 세운 직장생활의 원칙으로 ‘3견(3見)’을 소개했다. 그는 “먼저 보고, 널리 보고, 깊게 봐야 한다”며 “회사 업무를 늘 앞세우고 내 일을 뒤로 미루는 공선사후(公先私後)의 실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자신의 적성과 미래 사회구조의 변화를 파악해 할 일을 정하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한 뒤 결과를 인정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서정열 사단장은 “중동부전선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칠성부대 용사들에게 세상을 살아갈 지혜를 나눠주고 7사단의 ‘절절포(절대 절대 포기하지 말자) 정신’을 강조한 강사 등 모든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화천=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