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LG생건 등
"환상 먹고사는 뷰티 산업…제조공정 공개 도움 안돼"
[ 임현우 기자 ] “그쪽은 절대 사진 찍으시면 안 돼요.”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경기 오산 뷰티사업장에서 연 기자간담회. 본행사에 앞서 취재진이 기업홍보관 ‘스토리 가든’과 새로 문을 연 기업역사관 ‘아모레퍼시픽 아카이브’를 둘러보는 동안 회사 측이 사진 촬영을 막은 유일한 장소가 있었다.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이는 생산라인이었다. 다른 곳에선 사진 촬영을 허용한 것은 물론 화장품 원료나 전시물을 “만져보라”고 권한 것과는 비교됐다.
기업들이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내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화장품업체들이 생산설비 공개에 민감한 것은 이유가 조금 다르다.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비감’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정례화된 공장 투어 프로그램은 창립 이후 70년 동안 운영한 적이 없다”며 “외부 인사가 특별히 요청하면 일부를 공개하는 정도”라고 했다.
LG생활건강도 차석용 부회장 취임 이후 지시사항 중 하나가 ‘공장 견학 프로그램 폐지’였다. 원래 이 회사 공장은 주부를 중심으로 단체관광객들의 방문 코스로 인기가 꽤 좋았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길에 잠시 들러 화장품 샘플을 풍성하게 얻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화장품 브랜드의 이미지 관리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차 부회장의 판단이었다.
화장품업체의 생산라인은 소비자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공장의 모습이다.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옮겨진 용기에 화장품이 주입되고, 포장을 거친 뒤에는 새하얀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검수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화장품산업의 본질은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망’과 ‘판타지’를 자극하는 것”이라며 “제조공정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화장품도 일반적인 공산품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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