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도 다이스케 지음 / 이용빈·노경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264쪽 / 1만5000원
[ 박상익 기자 ]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의 ‘항일전쟁 및 반파시즘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전승절) 행사’는 현시점의 한국과 중국,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대표인 최용해 노동당 비서를 대우하는 차이가 극명했다. 톈안먼 성루에서 박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다음으로 시 주석 옆에 자리잡은 반면 최 비서는 오른쪽 맨 끝에 있어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았다.
중국은 전승절 이후 연일 북한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지만 북·중 관계가 예전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냉랭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비무장지대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해소를 촉구하는 중국 외교부의 발언에 “자제 타령 말라”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문제를 연구하는 곤도 다이스케는 《시진핑은 왜 김정은을 죽이려는가》에서 북·중관계에 대해 한층 도발적인 예측을 내놨다. 머지않아 시 주석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제거할 것이란 주장이다.
양국은 혈맹 또는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중국은 6·25전쟁을 항미원조전쟁(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도움)이라고 부른다. 중국이 정전 이후에도 북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립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양국이 시진핑, 김정은 체제로 들어서며 우호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이 총서기에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2013년에는 세 번째 핵실험을 강행했다. 지역 안정을 우선시했던 중국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돌발행동이었다. 그해 중국과 북한의 외교를 총괄하다시피 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마저 처형되자 시 주석이 북한에 대한 기대를 접고 각종 지원을 중단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는 변화하는 북·중 관계뿐만 아니라 중국의 정치적 상황에 주목한다. 부동산 거품 붕괴와 성장 둔화, 부패 척결이란 구호 아래 이뤄지는 통제 때문에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고 외부에선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 국가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저자는 이런 갈등을 한번에 해소할 방법으로 김정은 정권의 제거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시진핑이 현대판 마오쩌둥이 되려고 한다”고 분석한다. 인민해방군을 이끌고 통일전쟁에 나선 마오쩌둥과 달리 시진핑에게는 그런 권위가 없기에 권력을 완성하려면 230만명 규모의 군대를 장악해야 한다. 군부를 장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쟁이다.
다만 현재 외교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은 작전 실패에 대한 부담이 크다. 따라서 △미국의 우방이 아닌 국가 △전쟁을 일으킬 만한 명분이 있는 나라 △중국이 확실히 이길 수 있는 나라 △중국 국민이 싫어하는 나라를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이들 조건을 충족시킨 표적이 북한이다.
지난해 5월 아시아 상호협력신뢰양성조치회의 연설에서 “육지의 국경을 접한 14개국 가운데 12개국과는 이미 국경선을 확정했다”는 시진핑의 말은 의미심장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국경선을 확정하지 않은 두 나라는 인도와 북한이다.
국가 단위의 갈등 외에도 중국 국민이 북한 정권에 가진 반감은 매우 크다. 김 위원장을 ‘김씨네 셋째 뚱보(진싼팡·金三)’라고 조롱하기도 한다. 하지만 북·중 관계의 미래를 예단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도 유효하다. 중국은 북한을 고립시키겠다는 의사를 직접 밝힌 적도 없다.
저자는 중국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시진핑 주석은 북한과의 혈맹 관계가 문화대혁명 때 이미 끝났다고 보고 있다”며 “김정은처럼 분수를 모르는 무모한 폭군은 당장 오늘이라도 없애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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