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자기소개서] ‘잘 나가는 감독’ 이준익

입력 2015-09-17 21:07  


[스타미디어팀] 바야흐로 한국영화의 부흥기를 지나 감독과 배우, 제작 시스템까지 안정기에 접어든 요즘, 대한민국 영화계에는 봉준호, 류승완, 이준익과 같은 실력과 명성을 모두 잡은 감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임권택, 김기덕, 이창동 감독들과는 또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흥행을 보장할 수 있는 감독이라는 특징이 있다.

한편 9월16일 대중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개봉한 영화가 있으니 바로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이 주연한 ‘사도’.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영조(송강호)와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사도(유아인)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아낸 이야기다.

이미 입증된 배우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 외에도 진지희, 서예지, 박소담과 같은 뜨는 스타가 함께 한 이 영화의 감독, 바로 Movie 자기소개서 이번 순서는 ‘잘 나가는 감독’ 이준익이다.

성장과정 – ‘상남자’ 이준익


이준익 감독의 어린 시절은 ‘상남자’라는 단어 그 자체였다. 고교시절 소위 말하는 ‘날라리’로 불리었으며 학교 수업을 자주 빠뜨리기도 했다. 그랬던 그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그림을 그리는 것.

이후 그는 무작정 서울대학교 미술학과를 찾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은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퇴짜를 맞게 되고 홍익대학교 근처의 화실을 전전하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난했던 집안 형편 때문에 화실에서 살다시피 했으며 강습비 대신 화실 청소를 했다. 그리고 결국 세종대학교 동양화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사건이 벌어지니 대학 1학년때 이준익은 아버지가 된다.

치열한 인생 2막이 시작되는 시기. 그는 분유 값을 벌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마다하지 않았고 시사만평을 그려 메이저 언론사들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또 한번의 실패를 맛본다.

사회경험 – 디자이너에서 영화감독으로


아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이준익은 자신의 재능인 그림 그리는 실력으로 디자인 일을 시작했다. 이후 합동영화사의 도안사 일을 맡았고, 이때 이준익의 인생에 영화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는 영화광고 대행사 씨네시티에서 일하며 자신이 직접 영화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렇게 영화사 씨네월드를 차리게 된 이준익은 어느 날 초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극장?갔다가 어린이 영화관 또한 헐리우드 영화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경험은 그에게 한국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영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에 그는 데뷔작 ‘키드캅’(1993)을 제작, 연출하게 된다.

하지만 ‘키드캅’은 망했다. ‘키드캅’과 같은 날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쥐라기 공원’이 승승장구 하는 동안 그의 영화는 고작 5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한 채 쓸쓸히 상영관에서 퇴장한다. 

성공의 경험 – ‘황산벌’, 사극영화를 새로 쓰다


‘키드캅’이후 이준익은 영화 제작에만 몰두했다. 그러다 10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영화가 바로 ‘황산벌’(2003). 감독을 찾다가 결국 맡을 사람이 없어 그가 직접 다시 감독을 맡게 되었고 총 49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했다. 바야흐로 ‘이준익의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이 영화는 사극으로 스크린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특히 더 주목 받을 만 했다. 이전까지 작품성을 제외하고 이 정도의 흥행성적을 낸 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흥행을 계기로 그는 다시금 영화 감독으로서의 직업적 영역을 확장한다. 그리고 온 국민이 이준익이라는 이름 석자를 알게 한 영화 ‘왕의 남자’(2005)를 연출하게 된다.

‘왕의 남자’ 역시 ‘황산벌’과 마찬가지로 사극의 형태로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스타 감독으로서 입지를 더욱 탄탄히 했으며 이후 ‘라디오스타’(2006),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2010) 등을 계속 연출하게 된다.

앞으로의 포부 – ‘사도’


영화 ‘사도’가 개봉한 9월16일, 개봉 첫날 관객수는 25만명이었다. 이는 천만 사극 여화 ‘왕의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오프닝 스코어를 간단히 넘는 수치로 “역시 이준익”이라 말할 만 하다.

이미 ‘사도’는 개봉 전부터 54%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으니 이준익의 힘을 체감할 만하다.

반전영화의 대가로 불리는 쿠엔틴 타란티노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비디오가게 아르바이트를 5년간 했다. 그 결과 그는 삼류영화부터 예술 영화까지 모두 섭렵하게 된다. 이준익 역시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하며 정극부터 코믹, 사극까지 모두 섭렵 중이다.

수백만 영화 팬들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앞으로 그가 보여줄 또 다른 작품들을 더욱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w스타뉴스DB, 영화 ‘사도’, ‘라디오스타’, ‘키드캅’, ‘황산벌’, ‘왕의 남자 ’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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