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더 가볍게 더 발랄하게…빅 백 내려놓고 미니 백 들다

입력 2015-09-21 07:00  

마이크로 미니 백 전성시대

'커리어 우먼의 자존심'처럼 여겨지던 큼지막한 빅 백이 자취를 감추고
그 빈자리를 미니 백, 혹은 더 자그마한 마이크로 미니 백이 채우고 있다.



[ 임현우 기자 ]
유명 패션업체들은 브랜드의 간판인 시그니처 백을 반토막 이상 작아진 미니어처 사이즈로 내놓는 추세다. 원래 미니 사이즈로 선보였던 백들도 더 작은 마이크로 미니 사이즈로 변신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듯, 작은 백들이 이들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전문 홍보업체 비주컴의 설수영 실장은 “값비싼 명품 브랜드의 묵직한 가방을 들수록 능력 있는 여자처럼 보이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다이어리와 지갑, 노트북까지 넣을 수 있는 넉넉한 크기의 빅백이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더불어 ‘효용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점을 배경으로 꼽기도 한다. 필수품인 휴대폰과 카드, 몇몇 화장품 정도만 들어가는 미니백이나 저렴한 에코백으로 충분하다고 느끼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깜찍한 미니 백이 전체적인 스타일에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디자인과 색상을 보다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다. 남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레오퍼드(호피) 무늬처럼 세고 강한 디자인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어깨에 체인을 걸치는 크로스 스타일로 연출하면 젊어보이게 하는 효과는 물론 캐주얼부터 드레시 룩까지 무난하게 어울린다는 설명이다.

패션브랜드 훌라는 기존 간판주자인 ‘캔디 백’보다 더 작은 사이즈의 가방을 ‘쿠키 백’이라는 재기발랄한 이름으로 선보여 인기를 누렸다. 1년 전부터 내놓은 ‘메트로폴리스 백’은 전 세계적으로 매진 행렬을 이어갈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올해 새로 나온 메트로폴리스 백은 레고 블록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잠금장치로 매력을 더했고, 독특한 그래피티로 개성을 강조했다.


코치의 인기상품인 ‘스웨거 백’ 역시 미니백 트렌드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스웨거 백은 똑같은 디자인을 다양한 크기와 색상으로 내놓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미니 사이즈가 가장 반응이 좋다고 한다. 자그마한 크기에 잘 어울리는 파스텔톤 색상이나 화려한 원색이 적용돼 생동감 있는 룩을 완성해주는 가방으로 인기를 누렸다.

반짝이는 눈을 그려넣은 ‘샤이 걸 백’으로 유명한 플레이노모어에서는 최근 다양한 디자인을 입힌 미니 백을 추가로 선보였다. 모델 아이린과 손잡고 만든 미니백은 일반적인 사각형에서 완전히 벗어난 탬버린 모양의 둥그런 가방을 내세웠다.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와 함께 만든 제품은 캐릭터의 입술에 립스틱을 바른 재치있는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그너가 출시한 얇고 자그마한 ‘아이비 백’도 강렬한 레드, 묵직한 그레이 등 다양한 색상을 담아냈다. 캐주얼 차림에도 부담없이 매치할 수 있어 실용도 높은 가방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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