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경영컨설팅
[ 오경묵 기자 ]
경산에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E사는 최근 고민이 하나 생겼다.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익은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업체들로부터 시작된 경쟁이 부품업체들에까지 이어져서다. 이 회사는 새로운 성장모멘텀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구은행 기업경영컨설팅센터에 의뢰했다. 기업경영컨설팅센터는 E사의 기술요구 및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기술매칭에 들어간 지 2개월 만에 경북대로부터 로봇기술을 이전받아 자회사 연구소기업을 설립하게 됐다.
DGB금융그룹 대구은행(그룹회장 겸 대구은행장 박인규·사진)의 창조경제형 경영컨설팅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04년부터 시작한 중소기업 경영컨설팅이 지역기업의 미래를 열어주고 있다. 2004년 대은경제연구소 내 기업경영컨설팅센터를 설립하고, 국내외 대형 컨설팅사에서 근무한 전문 컨설턴트를 영입해 본격적인 외형을 꾸려나갔다. 2004년 1명의 컨설턴트로 업무를 시작한 지 10여년. 컨설턴트 인력은 현재 15명으로 늘어나 전문 컨설팅을 받은 지역기업도 약 600여개 업체에 이른다.
기업경영컨설팅센터는 현재 대구은행의 독립 부서로 조직이 확대돼 섬유와 기계, 자동차부품 등 다양한 업종뿐 아니라 소규모 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회사 규모를 막론하고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 중이다. 지역인재 육성과 지역기업을 잇는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센터는 최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중소기업 지원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와 협력해 중소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 기술을 찾아주고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술탐색 및 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여개 중소기업에 대해 기술수요를 파악, 60여개 업체에 필요기술을 찾아줬다. 이 중 10여개 기술은 사업화로 연결돼 창업하는 성과를 얻었다.
기업경영컨설팅센터의 전문 컨설턴트는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지역기업들에 비전과 전략수립, 인사 조직 업무, 전문적인 재무와 회계 시스템,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영업, 마케팅 노하우 전파, 다수의 경험에 기반한 생산과 품질, 인증 관련 업무 등 중소기업 업무 전반에 관한 내용을 컨설팅하고 있다. 다른 컨설팅 분야 전문업체와의 적극적인 양해각서(MOU)로 지역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법무법인 하나로와 법률자문 서비스를, 8월에는 디지털팩토리와 디지털에 기반한 생산성 향상과 체계적 관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생산관리소프트웨어 ‘리폼(ReForm)’을 보급하는 MOU를 체결했다.
이 같은 협력은 기업 지원으로 바로 이어졌다. 성서에 獵?Y사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을 5년 전부터 구축했지만 여전히 생산관리정보를 현장에서 수기로 이중관리하는 등 생산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기업경영컨설팅센터와 디지털팩토리로부터 ‘ReForm’을 도입하자 ERP시스템 활용은 물론 경영진과 생산부서가 부적합 요인과 비가동 요인을 손쉽게 찾고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생산성을 5% 이상 향상시켰다. 대구에서 유통업을 하고 있는 C업체는 기업경영컨설팅센터로부터 회사의 중장기 비전 및 전략수립에서부터 고객만족, 영업, 인사 등 10여차례에 걸쳐 경영컨설팅을 받았다. 2006년 기업경영컨설팅센터와 인연을 맺으면서 매출 1000억원대에서 5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기업 등 사회적 약자기업에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계적인 컨설팅을 받기 어려운 영세기업은 오히려 컨설팅이 매우 절실하다. 센터는 지역 사회적 기업 및 마을기업 30여개사에 프로보노(pro bono, 전문 지식이나 서비스를 공익차원에서 무료 제공하는 것) 차원에서 기업 자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주 입장만이 아닌 구직자 입장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지역 청년실업문제가 이슈로 부각되는 가운데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도 시작했다. 기업경영컨설팅 수행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을 지역 대학생들에게 제공하고 기업에서 직접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11년부터 2012년간 약 2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지역 대학생과 지역 중소기업들을 연계해 추진하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지역 대학생은 현장경험을 쌓고 중소기업은 저렴하게 SNS 마케팅을 추진하는 상생(Win-Win) 사업이다. 5년 전에 경북대에서 손소독제, 주방살균제 등 친환경 B2C 제품으로 창업한 E사 블로그를 구축해 운영했으나 하루 방문자 수가 10여명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처음에 반신반의했지만 3개월 만에 블로그 방문자 수가 1만명으로 늘었다.
2012년부터는 독일의 히든챔피언을 롤모델로 해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청의 세계적인 강소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월드클래스300프로젝트 사업에도 참여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기업경영컨설팅센터로부터 성장전략서 작성 컨설팅을 받은 기업 중 최근까지 대구의 쌍용머티리얼, 경북의 원익큐엔씨 등 대구·경북지역에서만 15개의 기업들이 월드스타기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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