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애 SM C&C 대표 "학연·지연 없어 여행상품 판매 막막…외국계 기업 집중 공략해 차별화"

입력 2015-09-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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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벤처 산전수전 (3)


‘이태원 미스송.’

1986년 ‘이태원 여행사’ 사장. 나의 첫 명함이었다. 중학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학창 시절을 그곳에서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신라호텔 VIP 매니저로 일하다가 1년 만에 여행사를 직접 차리기로 결심했다. 한국 관광산업의 미래를 본 것이다.

하지만 26세 여성이 사업을 하기엔 녹록지 않았다. 250만원으로 시작한 회사라 매체 광고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거리로 나섰다. 외국인을 만나면 무조건 붙잡고 명함을 건넸다. 그러자 고객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고객들은 ‘미스송’이란 별명도 붙여줬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사업은 기업 전문 여행사로 거듭났다. 한국에선 지연과 학연 없이 사업을 운영하는 게 어려웠다. 미국 동포 출신, 여자 사장이란 꼬리표 때문에 수많은 편견과 싸워야 했다. 차별화를 생각했다. 그리고 외국계 기업을 타깃으로 정했다.

외국계 기업은 한국 기업과 다르게 오직 여행사의 능력과 서비스만을 보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외국계 기업과 거래하면서 회사도 정도를 지키는 영업을 할 수 있었다. 불필요한 酉?대신 회사의 내적 역량과 고객 서비스 향상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1996년,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도 찾아왔다. 세계 최대 여행 전문 그룹인 HRG와 파트너십을 맺게 된 것이다. HRG는 세계 100개국에 3000여개 지점을 갖고 있다. 외국인 고객과 기업을 상대하는 한국의 작은 여행사에 HRG는 손을 내밀었고, 여행사는 HRG의 한국 지사가 됐다. 국내 최초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도입, 기업 전문 여행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2012년엔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 인수돼 자회사로 편입됐다. 사명도 BT&I에서 SM C&C로 바꿨다. 한국의 문화(한류)가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성과는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2013년 경기 일산에서 엑소 등이 릴레이로 콘서트를 진행한 ‘SM타운위크’ 콘서트엔 1만여명의 외국인 팬이 몰려들었다. 앞으로도 여행과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비즈니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해야 할 일이자 여성 벤처기업이 성장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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