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문제 차종 배기가스 검증"
BMW도 4500대 리콜
[ 박준동/심성미 기자 ] 폭스바겐그룹이 미국에서 배기가스량을 조작한 혐의로 대규모 리콜(결함시정) 명령을 받음에 따라 한국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매장엔 소비자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이미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항의 전화도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선 이번 사건 여파로 폭스바겐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수입자동차 1위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와 아우디코리아는 이와 관련, “한국에서 판매된 차량이 미국에서 문제가 된 차량과 같은 구조인지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독일 본사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지침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수입차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그룹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폭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등 총 5만8688대가 팔렸다. 2011년 2만2883대에서 3년간 150% 이상 성장해 수입차 붐을 이끌었다.
미국에서 판매 중지된 폭스바겐그룹의 차종은 2009~2015년형 제타, 비틀, 골프 및 2014~2015년형 파사트, 2009~2015년형 아우디 A3 등이다. 이 차종들은 한국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며 판매가 급증했다. 국내에 등록된 차량의 수는 △제타 1만940대 △비틀 5205대 △골프 2만4527대 △파사트 2만936대 △아우디 A3 1751대 등이다.
환경부는 폭스바겐이 한국에서도 속임수를 썼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엔진이 같은 만큼 한국에서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문제가 된 차종의 배기가스가 어느 정도인지 검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다음달 폭스바겐 골프와 제타, 아우디 A3 등에 대한 배기가스를 검증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날 BMW코리아의 10개 차종 4496대에 대해 배기가스 부품 불량에 따라 리콜조치를 내렸다. 환경부는 연료분사기 불량인 5개 차종(BMW 750Li, 750Lix, 740i, 740Li, Z4 35i) 중 2010년 5월21일부터 2012년 6월22일까지 독일에서 생산된 차량을 리콜조치했다. 또 연료펌프가 불량인 7개 차종(미니쿠퍼 S, 쿠퍼 S 클럽맨, 쿠퍼 S 컨트리맨, 쿠퍼 S 로드스터, 쿠퍼 S 카브리오, BMW 750Li, 750Lix)으로 2010년 8월14일부터 2012년 4월3일까지 독일에서 생산된 차량에도 같은 조치를 내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건에 이어 BMW도 리콜명령을 받게 돼 독일차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동/심성미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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