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수술서 로봇수술로
[ 이지현 기자 ]
암 치료법이 진화하고 있다. 수술, 항암제, 방사선으로 대표되는 3대 암 표준치료법이 환자가 가진 고유의 면역 기능을 살리고 부작용은 줄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 여기에 유전자치료, 면역치료, 고주파·초음파치료 등이 도입되면서 암 치료 방법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면역항암 시대 본격화
최근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는 암 치료분야는 항암제다. 지난해와 올해 면역항암제가 잇따라 국내에 출시됐다. BMS의 ‘여보이’, MSD의 ‘키트루다’, 오노약품의 ‘옵디보’다. 녹십자셀의 간암 면역항암세포치료제 ‘이뮨셀LC’를 포함하면 국내 암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는 4개로 늘었다.
면역항암제는 암 환자의 면역력을 키워 암과 싸우는 힘을 키워주는 치료제다.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에 이어 3세대 항암제로 불린다.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를 공격해 죽이는 방식이다.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죽여 부작용이 크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골라 죽여 부작용이 적다. 하지만 표적대상이 제한적이다.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몸속 면역체계를 활용해 항암제 부작용이 없다. 적용 가능한 환자도 많다. 윤정환 서울대 암병원 간암센터장은 “(간암환자의 경우) 면역세포가 인체의 다른 세포는 공격하지 않고 간에 남은 조그만 간암 병소를 찾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며 “재발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적용할 수 있는 증상은 많지 않다. 국내에서 면역항암제로 치료할 수 있는 암은 피부암과 간암뿐이다. 치료 비용도 1회에 500만~1000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뇌종양, 간암, 유방암, 위암 등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활용도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시경·로봇수술도 활발
암 수술은 환자의 배를 열고 하는 개복수술에서 내시경을 이용한 복강경수술, 의사가 원격으로 로봇팔을 조정하는 로봇수술 등으로 바뀌고 있다. 개복수술을 하면 환자가 수술받고 회복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수술 흉터도 크다. 반면 피부에 작은 구멍을 뚫고 하는 최소침습수술은 환자의 체력 부담이 적다. 흉터도 작다. 이강영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교수는 “전립선암이나 흉강 내 식도암 수술은 복강경 기구의 제한 때문에 최소침습수술을 못했지만 로봇을 통해 가능해졌다”며 “항문에 가까운 직장암은 복강경으로 할 때보다 로봇으로 할 때 수술 결과가 더 좋다”고 설명했다.
국내 로봇수술 의료기기시장은 인튜이티브서지컬사의 다빈치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기기값만 대당 30억원 정도다. 이 때문에 환자가 내는 로봇수술 비용도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에 따라 정부는 로봇수술에도 건강보험 혜택을 줄 계획이다. 이 경우 로봇수술이 보편화될 수 있다.
고주파 활용한 비수술치료
방사선 치료는 수술로 제거하지 못한 암 조직을 제거하기 위한 치료법이다. 환자의 피폭량은 줄이고 암세포 제거 효과는 높이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적은 부위에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쬘 수 있는 토모테라피, 래피드아크 등의 기기를 이용한 치료가 대표적이다.
방사선 대신 인체에 해가 없는 에너지를 이용해 암 조직을 태우는 치료장비도 늘고 있다. 고주파를 활용한 온열암치료기, 초음파를 이용한 하이푸 등이다. 구토,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방사능 부작용이 없다. 방사선과 이들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대희 샘병원 대표(종양내과 전문의)는 “말기 암 환자에겐 환자 개개인의 유전자에 맞춘 타깃치료, 면역 체계가 암을 공격 대상으로 인지하도록 하는 치료 등도 이뤄지고 있다”며 “치료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환자에 따라 치료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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