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스트, 중국 포털에 한류 콘텐츠 공급…수익 절반 갖는다

입력 2015-09-23 18:37  

유재혁 전문기자의 문화산업 리포트

중국 포털의 수익 독식 구조서 벗어난 첫 사례로 주목
1인 방송과 연계한 화장품 등 쇼핑 사업도 연말 선봬



[ 유재혁 기자 ]
국내 기업이 ‘한류 콘텐츠’를 중국 동영상 포털들에 제공해 클릭 수에 따라 광고수익을 나누는 사업모델이 등장했다. 중국 포털들이 한국 콘텐츠를 헐값에 구입해 광고수익을 독식하는 구조에서 벗어난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또 중국 포털에서 한류 1인 방송을 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사업을 시작하고, 이와 연계한 일반 상품을 중국인이 쇼핑할 수 있는 사업도 올 연말께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 MCN사업자들이 한국으로 진입하는 흐름과 반대로 한국 사업자가 중국 MCN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배우 배용준 씨가 대주주인 연예기획사 키이스트의 자회사인 콘텐츠N 정지호 대표는 23일 “국내 연예계 소식을 매주 금요일 오후 8시부터 40분씩 소개하는 프로그램 ‘한라이즈싱(韓來之星)’ 시즌1을 지난 7월부터 소후TV, 유쿠 투도우, 아이치이 등 중국 세 개 동영상 사이트에 제공한 데 이어 시즌2도 다음달 2일부터 내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세 개 포털이 같은 시간에 방송한 뒤 수익을 절반씩 나누기로 계약했다”며 “국내 콘텐츠 사업자가 중국 포털들과 광고 수익을 나누는 계약 조건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콘텐츠의 독점 공급을 요구해온 중국 포털들이 이 같은 조건을 수용한 것은 한류스타 김수현 때문이다. ‘한라이즈싱’의 하이라이트는 15분간 한류 스타들과 독점 인터뷰하는 코너다. 그동안 EXID, 아이유, 지창욱, 주원, 비, 이준기, 공효진 등을 소개했다. 특히 3회와 4회째에 김수현 인터뷰가 두 차례 나오면서 독점을 요구하던 포털들이 콘텐츠N의 이익 배분 요구를 수용했다.

한라이즈싱은 전혀 홍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11일까지 약 1300만뷰를 기록하며 시즌1이 끝났다. 콘텐츠N 측은 현지 대행사를 선정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홍보를 본격화, 1억뷰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콘텐츠N은 또 중국 포털들과 한라이즈싱 외에 다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방영할 수 있는 채널도 개설하고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2~3분짜리 1인 방송을 하는 MCN사업도 시작하기로 했다. 단순 콘텐츠만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관련한 일반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사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가령 한국 연예인이 다이어트나 화장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e커머스 시스템과 연동해 관련 화장품과 식품 등을 중국인에게 판매하는 사업 모델이다.

벤처투자회사 Γ냔邰??콘텐츠N의 사업 전망이 밝다고 보고 최근 5억원을 투자했다. 정 대표는 “중국 포털들에 채널을 열어 한국에서 콘텐츠를 직접 올리고 관련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콘텐츠 수익을 키울 뿐 아니라 일반 상품에서도 이익을 얻는 사업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사업을 한·중 합작업체 칸타라글로벌도 내년 1월부터 시작한다. 올 들어 K팝 공연을 중국 큐큐닷컴에 생중계하고 있는 이 업체는 중국 차이나텔레콤 인터넷TV(IPTV)에 한류 채널을 열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최근 체결했다. 무료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인 미국 유튜브에 이어 프랑스의 데일리모션이 국내 진입을 추진하는 것과 반대로 한국 1인 방송이 중국에 직접 진출하는 것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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