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투자 '큰손'으로 떠오른 교보증권

입력 2015-09-24 18:22  

여의도 25시

에미레이트·싱가포르 항공과
에어버스A380 잇단 임대 계약
대형사 제치고 딜 성사 눈길



[ 임도원 기자 ] ▶마켓인사이트 9월24일 오후 3시18분

교보증권이 항공기 투자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을 제치고 해외 항공사로부터 항공기 투자 딜(계약)을 연달아 수주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다음달 에어버스 A330 항공기 2대를 싱가포르항공에 임대(리스)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교보증권은 펀드를 조성해 국내 기관투자가로부터 1억8800만달러(약 2240억원)를 끌어모아 제작사인 에어버스로부터 항공기를 매입했다.

교보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가 사채를 발행해 기관투자가들이 가입한 펀드에 수수료를 받고 판매하고, 기관투자가는 펀드를 통해 연 3~5% 수준의 사채금리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항공사들도 재무건전성을 감안하면 항공기 리스가 유리하다. 항공사가 항공기를 직접 매입하려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해서다.

교보증권은 앞서 이달 초 펀드 자금으로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에어버스 A380을 2억6970만달러(약 3125억원)에 매입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미레이트항공에 임대했다. 지난 2월에는 에어버스 A380을 2억9340만달러(약 3497억원)에 사들여 UAE 에티하드항공에 임대했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 항공기 투자를 가장 활발히 하는 곳들도 각 건의 투자금액은 통상 1억달러 미만이었다.

유병수 교보증권 대체투자팀장은 “교보증권은 리스사로부터 채권을 배분받는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항공사와 직접 계약하기 때문에 건당 투자금액이 월등히 크다”며 “연말에 또 다른 항공기 투자 건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3월 항공기 투자를 위한 대체투자팀을 신설했다. 저금리 기조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부동자금이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수익을 얻을 수 있는 항공기 투자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교보증권은 지난해부터 항공기 투자를 먼저 진행해온 다른 증권사들로부터 7명의 대체투자팀원을 영입했다. 교보증권은 항공기 전문 투자회사인 유지파트너스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각종 항공기 딜을 따내고 있다. 유 팀장은 “세계적으로 항공 수요가 늘고 있어 항공기 투자 매력은 더 커질 전망”이라며 “앞으로 일반인이 항공기 리스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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