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 이용 처벌 강화
애널리스트들 운신 폭 줄어
증권사 15곳 5년새 30% 줄여
중소형·외국계사는 절반 이직도
[ 김우섭 기자 ] ‘주식시장의 꽃’으로 불리던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가 중소형·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급감하고 있다. 시장 침체로 수년간 구조조정이 이어진 데다 정부가 미공개 정보 이용자의 처벌을 강화하면서 애널리스트의 활동 범위가 크게 위축된 탓이라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0년 말 이후 5년간 애널리스트 인력이 30% 이상 감축된 증권사는 15곳(29.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증권사(51곳)의 29.4% 수준이다. 인력 감소는 중소형 회사(11곳)와 외국계(3곳)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한화증권은 2010년 57명이었던 애널리스트가 지난달 기준 21명(63.1%)으로 급감했다. 이 회사에서 보조애널리스트(RA)를 제외한 실제 보고서를 내는 ‘라이팅(writing) 애널리스트’는 1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증권(53.8%)과 HMC투자증권(53.6%), IBK투자증권(48.6%), SK증권(48.7%) 등도 애널리스트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스타급’ 애널리스트의 이직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계 HSBC증권에서 전략·퀀트(계량분석)를 담당했던 이종필 이사는 다음달 초 라임투자자문으로 옮길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머니지 선정 퀀트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2위에 오르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다. 이 이사는 연봉이 5분의 1가량으로 줄었지만 펀드매니저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이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도입한 ‘시장질서 교란행위 규제’로 애널리스트 인력 이탈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스몰캡 담당 유진호 연구원이 IBK자산운용 펀드매니저로 이동하는 등 최근 두 달간 4명(보조애널리스트 포함)이 이탈했다. 시장질서 교란행위 규제는 미공개 정보로 부당 이득을 올리는 사람에 대한 처벌 수위와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한 증권사는 애널리스트의 미공개 정보 이용으로 인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잇따르자 리서치센터 폐쇄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장은 “기업 속사정을 파악해 기관투자가나 펀드매니저 등에게 알려주던 일을 못 하게 되면서 애널리스트 운신의 폭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대형 회사보다 살림이 빠듯한 중소형 증권사는 요즘도 애널리스트를 구조조정 1순위에 둔다. 애널리스트는 보통 계약직이어서 구조조정이 수월하다.
리서치센터가 ‘비용 부서’로 인식되면서 급여도 줄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 업황이 좋던 자동차, 조선, 화학담당 애널리스트의 연봉은 3억~4억원, 스타급은 5억~6억원까지 받았지만 최근 증권업계 침체로 평균 30%가량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널리스트 이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장 비용이 들어간다고 투자에 소홀히 하면 증권사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며 “각 회사 특성에 맞는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는 리서치센터 특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이름을 날리던 ‘선수’를 모아 리서치센터의 덩치를 키우던 방식에서 탈피한 것이다. 동부증권은 애널리스트를 포함해 20여명 규모의 상품개발본부를 설립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대신증권은 대신경제연구소에 채권 등 리서치 인력을 재배치하고, 6명 규모의 가치주 연구 리서치팀을 따로 구성해 주목받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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