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획정위 안 놓고 '대립'
여당 의원 7명 "수정해야"
야당 의원 7명은 "수용해야"
농어촌 특별선거구 찬성 6 vs 반대 7
[ 유승호/조수영/박종필 기자 ] 내년 4월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을 놓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역구 의석을 244~249개에서 정하기로 한 것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 의원들은 국회의원 정수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24일 선거구 획정을 다루는 정개특위 위원 20명 가운데 설문에 응한 14명(여당 7명, 야당 7명)을 조사한 결과다. 여야 의원들은 농어촌 특별선거구 도입을 놓고도 상반된 의견을 나타내 정개특위에서 합의를 이루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구 확대 vs 의원 정수 확대 ‘팽팽’
설문에 응답한 여당 의원 7명 모두가 획정위 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획정위 안대로 지역구 의석수를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선거구별 인구 편차가 2 대 1이 넘지 않도록 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따르려면 인구가 적은 농어촌 선거구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은 “농어촌 주민의 대표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며 “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선거구 획정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의원 7명은 모두 획정위 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드는 부작용은 예견됐던 것”이라며 “선거구 획정을 국회가 아닌 외부 독립기구에 맡긴 취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어촌 지역구 축소를 막을 수 있는 해법으로 여당 의원들은 모두 ‘지역구 확대·비례대표 축소’를 제시했다. 지역구 의원 확대 폭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 7명 중 6명이 지금보다 10석 이상 늘려 259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은 “의원 정수를 늘리지 않는 선에서 농어촌 지역구를 살리려면 비례대표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 7명 중 5명은 농어촌 선거구 감소를 막을 수 있는 해법으로 의원 정수 확대를 제시했다. 유인태 새정치연합 의원은 “비례대표는 사회적 소수자의 국회 진출을 돕고 소선거구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며 “의원 정수를 늘려 농어촌 지역구 감축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어촌 특별선거구도 찬반 팽팽
농어촌 지역구 축소를 막을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농어촌 특별선거구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가 6 대 7로 엇비슷한 가운데 각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농어촌 특별선거구는 4개 이상의 자치단체가 한 선거구를 구성해야 할 경우 인구 하한에 미달하더라도 독립 선거구로 인정해 주는 예외 지역구를 말한다. 농어촌 지역구를 둔 여야 의원들이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 중 이학재 경대수 김명연 김상훈 박민식 의원은 농어촌 특별선거구 도입에 찬성했다. 그러나 같은 당 민현주 여상규 의원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여 의원은 “지역구 의석을 늘리면 선거구별 인구 하한선이 낮아져 특별선거구를 도입하지 않고도 농어촌 선거구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 중에서는 김윤덕 새정치연합 의원이 유일하게 농어촌 특별선거구 도입에 찬성했다. 김윤덕 의원은 “획정위 안대로라면 5~6개 시·군이 한 선거구로 묶이는 문제가 생긴다”며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무조건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조수영/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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