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마음으로 칭찬하는 한가위였으면
한선옥 < 전국경제인연합회 기획본부장 >
어느새 추석이다. 넉넉한 마음으로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이다. 이런 명절날 음식 차리기, 부모님 선물 준비 및 조카 용돈 주기 등을 묵묵히 챙기는 사람은 맏며느리다. 그러다 자칫 실수라도 하게 되면 가족들은 그간의 노력은 생각지 않고 섭섭함을 토로하기 일쑤다. 대신 귀염 떠는 둘째, 셋째 며느리에게 칭찬이 쏟아진다. 맏며느리가 몸이 아파 집안 대소사가 삐걱대면 그제야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요즘 우리 사회 기업들은 맏며느리 처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댓글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일부 언론에서도 기업이 잘한 것은 보려고도 하지 않는 것 같다. 가족, 친지가 기업에서 일하고 있지만, 심지어 기업 취직을 바라는 구직자들마저도 기업에 대한 험담과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기업이 망하기를 바라듯이 말이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자. 인터넷에 악플을 달면서, 대기업을 악의 소굴인 것처럼 그린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풀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근로자, 취직 ?희망하는 청년 세대는 물론 한국 경제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수천억원 전 재산을 통일 관련 재단에 기부한 한 기업인의 소식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사실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어려움 속에서 묵묵히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한 우리 기업인들의 실제 모습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외 경기 흐름상 기업들의 상황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그리고 정부의 노동개혁 정책에 발맞춰 우리 기업들은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올해 13개 그룹은 연초 계획 대비 10% 이상 많은 약 10만2000개의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이 기업의 가장 큰 사회적 역할이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렇듯 한국이란 대가족의 맏며느리로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자본의 역사가 300여년이 된 외국에 비해 우리는 60여년 만에 압축 성장을 이뤘다. 일부 잘못이 있더라도 앞장서서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국가 대소사를 치러낸 맏며느리로서의 공로를 인정하고 칭찬도 해줬으면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한가위의 넉넉한 보름달 같은 마음으로 우리 기업들을 어루만져주자. 기업들도 보다 성숙한 자세로 보답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너와 나,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
한선옥 < 전국경제인연합회 기획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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