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차원 주가관리 기대…현대글로비스 7% 넘게 상승
"계열사들 인적 분할 뒤 투자부문 합병에 무게"
[ 송형석 / 심은지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현대차 지분 1.44%를 사들였다는 소식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주들이 일제히 올랐다. 지분 매입을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여기는 투자자가 많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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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표 찌른 현대차 주식 매입
25일 현대차는 전날보다 2.53% 오른 16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장 마감 직후 이뤄진 정 부회장의 대규모 지분 매입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 보유주식이 대량 매물로 나와 주주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그룹 후계자가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만큼, 이전보다 배당 정책을 후하게 가져갈 것이란 기대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 부회장이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현대차 주주들에게는 의미가 있다”며 “현대차가 향후 이뤄질 지배구조 개편의 한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23.29%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이날 상승 폭은 현대차의 두 배가 넘는 7.33%였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와 무관하지만 정 부회장의 지분이 23.29%(24일 종가 기준 1조7860억원)에 달한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활용할 자금 원천인 셈이다. 삼성그룹으로 치면 삼성SDS(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지분 11.25%)와 역할이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현대글로비스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본격화할 때까지 그룹 차원에서 관리하리라는 기대가 주가를 떠받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7년 2월까지 대주주의 추가 지분 매각이 불가능한 점도 호재로 작용한 할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모비스가 3.49% 오른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정 부회장의 선택이 현대모비스가 아닌 현대차였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월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 일부를 팔아 1조원가량의 현금을 마련했다. 증권가에선 정 부회장이 이 자금을 그룹 지주회사 후보 1순위로 꼽힌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는 데 쓸 것으로 예상해왔다.
○지배구조 개편 방식 바뀌나
현대차그룹의 핵심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다. 정 부회장이 그룹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순환고리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현대차 지분 매입을 계기로 지배구조 개편 밑그림에 변화가 생겼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요 계열사를 일제히 인적분할한 뒤 투자 부문을 맡은 회사들을 합병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정 부회장이 계열사에 상관없이 지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그룹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강성부 LK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오너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만 비싸게 평가했다는 비판을 받은 전례를 고려해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회사들을 개별적으로 합병하는 방안은 과정이 복잡하지만 오너가 보유한 각 계열사의 지분 가치를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시나리오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송형석/심은지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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