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요정형, 어장관리형...'자소서 5대 금기'

입력 2015-09-27 09:05   수정 2015-09-30 17:09


(공태윤 산업부 기자) “저는 가족의 장남으로 태어나 남다른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시절 관련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쌓아 글로벌 기업에 입사하여 그 탁월함을 증명하겠습니다.”

현대오토에버 김선희 채용팀 대리가 채용설명회서 말한 ‘잘못 쓴 자기소개서의 예’다. 김 대리는 2012년부터 현대오토에버에서 4년째 채용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취업준비생들이 자주 실수하는 자기소개서 5가지 유형을 소개하면서 이런 유형의 자소서는 바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가문의 기둥형'이다. 위의 사례에서 제시한 것처럼 '장남,책임감'이 들어간 자소서에 대해서 김 대리는 "요즘 20대는 형제가 한명두명뿐이어서 대부분 장남 장녀이다"면서 "아버지의 실직후 가장역할을 하기위해 새벽 아르바이트를 하여 어머니를 도왔다는 등의 책임감있는 사례가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는 ‘홍보팀형’이다. 많은 지원자들이 "현대오토에버는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글로벌 IT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등으로 장황하게 회사를 소개한다. 김 대리는 "지원자보다 인사담당자들이 훨씬 회사를 잘 알기에 회사 이야기보다는 자신이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쓰는게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세번째는 ‘어장관리형’이다. "저는 이런 저런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IT기업에서 탁월함으로 증명하겠습니다"식의 자소서다. 그는 "이런 유형은 어느기업에 지원해도 다 통하는 특별함이 없는 자소서이기에 가차없이 탈락이다"고 조언했다.

네번째 "지원직무와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경험으로 입사후 적응력을 높였다"는 ‘야전 반말형’자소서다. 최근 기업들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야생형’인재를 선호한다. 하지만 김 대리는 "자신이 야생형인재라는 것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경어체가 아닌 반말체로 자소서를 작성하면 읽는 인사담당자와 면접담당자는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섯번째는 ‘비밀 요정형’이다. 대부분의 자소서는 700자에서 길면 2000자 정도로 작성토록 되어있다. 200자원고지 10장의 분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들은 ‘이 짧은 자기소개서를 저를 다 보여주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진짜 모습을 면접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면접장에서 판단해주십시오’라는 문구를 쓰기도 한다. 김 대리는 "이런 비밀형 자소서는 미안하지만 면접장에서는 볼 수 없는 자소서"라고 꼬집었다. (끝)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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