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투쟁방안 논의
[ 이지현 기자 ]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뒤 이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최근 운영위원회를 열고 한의과대학에서 강의하는 의사를 협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채택했다. 대의원회는 권고안에서 “의사들이 한의사를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주장의 근거를 만들고 있다”며 “복지부 장관마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찬성 입장을 취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추무진 의사협회장도 오는 24일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 등에 대한 투쟁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
지난해 말 정부가 보건의료분야 규제기요틴 과제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을 포함하면서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은 시작됐다. 한의사들은 낙후한 한방진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초음파, 엑스레이 등의 의료기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의사들은 한의사들이 초음파, 엑스레이 등의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오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잠잠하던 양 측의 갈등이 정부의 입법 예고 시점이 다가오면서 다시 고조되고 있다.
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의 범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현재 한의사협회, 한의학회, 의사협회, 의학회가 참여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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