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텐센트 떨고 있니?" 넷이즈 무서운 추격전

입력 2015-10-01 06:16   수정 2015-10-01 12:02

<p>중국뿐 아니라 세계 게임산업의 지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텐센트(Tencent)가 강적을 만났다. 요즘 넷이즈(NetEase, 대표 딩레이))가 호시탐탐 중국 국내 모바일게임 순위에서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 넷이즈(网易, 왕이), 넌 누구냐?
넷이즈는 중국어로는 网易(왕이), 굳이 번역을 하자면 "인터넷을 쉽게!" 이런 뜻이다.

넷이즈는 알리바바처럼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 상장사다. 영문 자료가 SEC공시 사이트에 떠있다. 물론 넷이즈 영문 홈페이지에도 자료들이 공개되어있다. 제 아무리 안하무인 중국기업도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한 미국 투자자들의 요구수준에 맞추려 노력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2014년 말 기준 매출액을 보면 2조 4000억 원 정도에 영업이익은 8000억 원 정도다. 순이익은 영업이익과 거의 동일하다. 영업이익률, 순이익률 모두 30% 수준이다. 모바일게임 회사이니까 肩?숫자가 가능할 것 같다.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주가는 150달러(약 17만 9100원) 수준으로 급등했다가 최근 중국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감 때문에 연초 수준인 110달러(약 13만 1340원)대로 연초 수준으로 원상복 귀했다. 하지만, 다양한 정황을 고려하면 상당한 저평가 국면 아닌가 싶다.

시가총액 17조원 수준인데, 지난해말 실적 기준 PER(영어로 Historic PE Ratio) 20배 정도된다. 하지만, 올해 전년대비 매출 50% 이상 성장하고, 순이익 30% 이상은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 추정PER(영어로는 Forward PE Ratio)은 약 16배 정도로 떨어진다. 성장성이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게임회사의 주가가 PER 16배 정도이면 매우 준수한 수준이라 판단된다.

특히, 최근 분기별 게임사업의 매출 성장세 추이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분기 매출 성장세가 뚜렷해졌다. 올해 2분기에는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다. 그런데 최근 게임업계 소식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앱 순위에서 텐센트를 추월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3분기 실적은 더 양호할 수 있다는 기대도 된다(넷이즈 게임사업 매출에서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하는 추세다. 1분기 22%에서 최근 2분기에는 37%로 모바일게임 비중이 급등 중).

■ 鳧訣樗?몸통은 게임! '와우-디아블로' 등 블리자드 판권 소유!
넷이즈 게임에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해주는 캐시카우는 블리자드와의 라이선스 계약이다. 블리자드는 1990년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한 미국 게임개발사다.

이후에도 일명 '와우(WOW)'라고 불리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Hearthstone)', '디아블로(Diablo)' 시리즈 등 블리자드는 글로벌 유저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넷이즈는 바로 이러한 블리자드의 중국 판권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블리자드가 신규로 출시하는 기대주 게임들은 곧바로 넷이즈의 미래 현금흐름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금도 '히어로즈 오브 더스톰(Heroes of the Storm)', '오버와치(Overwatch)'가 기대작이다. 새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런 넷이즈가 모바일에서도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모바일 게임 타이틀은 17개다. 자체 개발한 모바일 게임은 22개 타이틀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 매출 6개월째 1위를 달리고 있는 '레이븐'는 지난 차이나조이2015에서 넷이즈와 계약을 맺고 부스에서 공개되었다. 쿤룬코리아는 넷이즈에서 서비스한 인기 모바일게임 '난투서유' 한국 서비스 판권을 획득해 '난투:전장의 지배자'로 9월에 서비스에 들어가 9월 30일 현재 매출 18위에 올라있다.

■ 동접자 200만, 모바일게임 '몽환서유' 중국 시장 뒤흔들어
최근 넷이즈의 실적 성장세는 게임 사업에서도 모바일, 모바일게임에서도 자체 개발 모바일 게임인 '몽환서유:모바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몽환서유 모바일'은 모바일게임으로 동시접속자 200만 명을 기록하면서 수개월 동안 1위를 질주하면서 중국 게임판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몽환서유'는 넷이즈가 2004년 이후 10년간 사랑받고 있는 PC 온라인게임의 모바일 버전이다. 기존 '몽환서유' PC 온라인게임 유저 3억 명을 기반으로 모바일에서도 성공을 한 것이다. 그만큼 명성을 쌓아온 IP(지적재산권)이었다.

PC유저를 모바일로 성공적으로 이전시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넷이즈의 최근 성과를 절대 깎아내릴 수 없다. PC에 익숙한 사용자들의 습관은 모바일 스마트폰에서의 습관과 같지 않다. 매출을 발생시키는 속칭 현질 유발 포인트도 같을 수 없다.

더욱이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 2015년 6월 기준으로 6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텐센트 모바일 메신저 '위챗'(Weixin, 微信) 벽을 넘은 것 자체도 기적 같은 일이다. 넷이즈는 최근 몇 개월간의 '몽환서유' 모바일의 200만 동시접속자 숫자로 모바일 유저확보에 성공했다. 게임매출 분기 성장 추이로 모바일 게임의 매출 창출 역량도 검증한 셈이다.

'몽환서유'로 '텐센트 제국'의 아성을 흔든 넷이즈는 하반기 기대작 게임 '대화서유'로 다시 한번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9월 17일 360, 바이두, UC 등의 메인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 정식 런칭한 '대화서유'는 넷이즈가 3년간 개발한 기대작이다. 기존 웹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런칭 30분만에 12 대 서버가 모두 다 찼다. 런칭 첫날 1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동시 런칭했던 안드로이드 마켓 중 가장 큰 반응을 끌어내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이에 비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텐센트는 약 60여 개의 게임들을 발표했다. 올해는 차이나조이 전까지 고작 10여개만 발표했고, 평균 3~4개 정도만 매출순위 톱10 안에 들면서 '해가지지 않을 듯한 텐센트 제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물론 텐센트가 만만한 것은 아니다. 올해 2월에는 중국 온라인게임 순위 3위인 한국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가 개발 중인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자체 '던전앤파이터' 버전을 만들고 있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텐센트는 중국에서 서비스하는 초 슈퍼 IP인 온라인게임 '크로스파이어'의 모바일게임 개발 판권을 개발사 한국 스마일게이트로부터 따내 현재 한창 개발 중이다.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는 200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여전히 중국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높다. '크로스파이어'는 지금도 중국에서만 매년 1조 5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의 중국 매출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게임 최강 IP를 확보해 강고한 최강 수성전략도 '역시 텐센트'라는 말을 들을 만하다.

■ 넷이즈의 비 게임사업은 어떻게 되나
넷이즈는 매출의 80%가 게임에서 창출되지만, 게임사업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사실 넷이즈는 중국의 핫메일과도 같은 존재다. 즉, 18년의 역사를 갖는 이메일 서비스 제공 업체가 바로 넷이즈다. 올해 6월말 기준 등록된 이메일 사용자만 7억 9000만명이다. 중국 이메일 서비스로는 최대 사용자수 기록이다.

텐센트 등록유저 8억 명과 동일한 수준이고, 중국 13억 인구 중에 문맹자, 영유아, 노약자 빼고 인터넷 사용자 합산하면 대략 8억 명이 나온다. 결국, 이메일로는 중국을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이메일 서비스만으로는 돈이 안된다는 것이다(수익 창출을 위해서 6년 전 기업용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실적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넷이즈의 상징성은 크다. 넷이즈의 중국 인터넷 산업에서의 정통성과 브랜드 인지도는 여전히 막강하다.

넷이즈의 전자상거래 사업은 해외직구전자상거래에 특화된 카올라(Kaola.com)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O2O서비스에서는 기차표 예매, 복권, 영화관예매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자상거래 사업의 매출 성장세가 무섭다(분기 성장세 그래프에서 지난해 3분기 이후 실적 급증세다!)

이밖에도 엔터테인먼트, 핀테크 사업이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수익창출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 넷이즈는 외형적으로는 종합 인터넷서비스 사업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매출구성을 기준으로 볼 때는 온라인, 그것도 모바일에 더 강점이 있는 게임회사라고 보는 게 맞다.

■ 텐센트 독주 게임시장, '몽환서유' '대화서유'는 태풍? 미풍?
텐센트가 독주해온 중국 게임산업 구도에 넷이즈의 '몽환서유 모바일' '대화서유'의 돌풍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로컬 자체 개발된 역사가 있는 PC온라인게임 IP가 모바일로 개발되어 흥행을 만들었다는 것과 그 주체가 텐센트가 아니라는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텐센트의 최근 주가가 무겁게 질질 끌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단순히 중국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넷이즈와 같은 로컬 경쟁자와 게임 사업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기 때문일 듯하다.

투자자로서 필자는 현재 시점에서 텐센트, 넷이즈 둘 중 한 기업을 투자하라고 하면 조심스레 넷이즈를 추천한다. 이유는 미국 상장사로서 중국 모바일 게임 실적에 대한 미국 투자자의 정보 시간차로 인한 저평가 가능성에 베팅하는 컨셉이다.

텐센트는 알리바바 상장 시점인 지난해부터 지속 알리바바보다 좋은 기업으로 공공연히 지목해왔지만, 알리바바보다 시가총액이 이미 높은 텐센트는 이미 알리바바 만큼 유명한 회사가 되었고, 모두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회사로 거듭났다.

그만큼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오는 투자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텐센트를 위협하는 넷이즈를 주목할 만하다. 투자자로서 현재까지 미국, 홍콩 상장사 중에서 텐센트에 게임 사업으로 제대로 된 위협을 가하는 회사는 넷이즈 이외에는 뚜렷한 도전자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경영컬럼니스트 정주용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p>

정리=박명기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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