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 안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첫날

입력 2015-10-01 16:49   수정 2015-10-01 16:49

1일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막이 올랐지만 실감 나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할인율이 평소 세일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대 60~70%까지 할인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고 매장을 찾았다가 실망한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도 남부권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대부분 한산한 모습이었다.

수원 소재 A백화점의 할인율은 10~20% 수준으로 분기별 할인 행사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첫날이라고 하기엔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모씨(65·여)는 "70% 할인한다는 보도 등을 보고 차량이 몰릴까봐 대중교통을 이용해 백화점을 찾았는데 허탈하다"며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상상했지만 할인율은 보통 때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내 입점한 540여개 브랜드에 할인을 강제할 수는 없다"며 "매장별 참여율이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백화점 측은 명품 대전을 기획하고, 2만원 구매시 1만원 상품권을 증정하는 등 최대한 할인 행사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의 B백화점 관계자도 "블랙 프라이데이란 단어가 붙었지만 전 브랜드에 대해 파격 할인을 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이번처럼 일괄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瑩ㅐ?비슷했다. 식품매장에 진열된 상품들은 대부분 '그랜드 세일' '행사상품' 등의 문구가 있었으나 '2개 구매시 10% 할인', '2만원 이상 구매시 3000원 할인' 등 조건부 할인 상품도 일부 있었다.

김모씨(31·여)는 "식료품 등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려다 하루만 더 기다려보자는 남편의 말에 마트를 찾았는데 할인율이 평소와 다름이 없다. 일정량이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해야 할인이 적용된다는 것은 끼워팔기와 뭐가 다르냐"면서 불만을 털어놨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주요 구매 상품인 가전제품의 경우 할인율이 높은 일부 가전제품에 대해 140여개 전체 점포에서 300대를 한정해 판매하거나 분기별 할인율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C마트 관계자는 "갑작스레 진행된 할인이라 아직 300여개의 할인품목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용인의 D마트는 1만원 이상 구매시 배송서비스를 하고, 특정날짜나 시간대를 골라 일부 상품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등 행사를 열기로 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높지 않다.

'반쪽짜리' 할인 행사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국내 유통업계에서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할인 행사 탓에 전통시장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까치 겹쳐 직격탄을 맞았다.

수원 역전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전통시장에서도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며 "수원시 상인회에 등록된 22개 시장이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전통시장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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